마포구청 신청사가 거대하게 지어졌지만 장애인 접근성은 엉망이다. ⓒ박종태

서울 마포구청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 난지도길 30번지에 새로 지은 청사 종합행정타운(구의회, 보건소, 시립마포청소년수련관)은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로 841억원이 투입됐는데, 이중 190억원을 서울시에서 지원했다.

마포구청 새 청사는 마포나루의 명물인 황포돛배의 형상을 하고 있다. 전면 유리, 천장 아트리움 등을 통해 자연채광을 극대화하고 지열, 태양열, 태양광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빌딩이다.

이렇게 거대하게 건립된 마포구청 종합행정타운이 장애인 접근성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이 점검과정에서 드러났다.

이곳 마포구청 새청사도 다른 구청처럼 장애인화장실은 민원실이 있는 1, 2, 3층에만 설치했다. 1층만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로 구분해 설치했고, 2, 3층은 남녀가 함께 쓰는 공용화장실이다.

1층에 남녀로 구분되어 설치된 장애인화장실도 입구가 잘못 만들어졌다. 일반 화장실 내부 쪽에 장애인화장실이 있어서 성별이 다른 가족이나 도우미들이 접근하기가 불편하다. 장애인화장실도 독립된 입구가 필요하다. 사회복지과 장애인계가 있는 6층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없다.

3층 건물인 구의회는 구청과 복도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런지 장애인 화장실을 아예 만들지 않았다. 4층 건물인 보건소는 장애인화장실이 남녀로 구분해 설치됐지만 일반 화장실 안쪽 좁은 곳에 설치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접근하기 힘들다. 좁은 화장실에 아기 기저귀 교환대와 아기 의자까지 설치되어 있어 더욱 좁다.

1층 엘리베이터는 버튼 누르는 곳에 시각장애인들 위한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되지 않았다. 계단에도 점자유도블록이 전혀 없다. 보건소에서 구청 건물로 가는 길에는 조그만 횡단보도가 있는데, 점자유도블록 위에 대리석 볼라드를 설치해 다칠 위험이 있다.

시립마포구청소년수련관은 지난 10월 15일 민주노동당마포구위원회,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마포장애인부모회가 편의시설 실태조사를 해 보행약자에 대한 접근성 여부 문제를 이미 지적을 받았다.

수영장에 경사로가 없어 휠체어와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이용할 수가 없다. 지하 1층은 장애인화장실이 없고, 지하 2층과 1, 2, 3층은 장애인화장실이 남녀 공용으로 되어 있다. 샤워실 입구에는 계단이 있고, 2층 소강당은 무대 및 대기실에 계단이 있다.

수영장이 있는 지하 1층 입구에는 계단이 있고,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구청 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지하1층 수영장으로 올 수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하고 단속해야할 구청이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는 꼴이다.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시립청소년수련관내 장애인수영장이 편의시설이 없어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 차별로 진정을 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소 1층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는 곳과 계단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없다. ⓒ박종태

보건소와 구청 사이에 있는 횡단보도 점자유도블록 위에 볼라드가 설치되어 위험하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에는 도우미 비상벨도 없고 청소도구마저 쌓여 있다. ⓒ박종태

청소년수련관 지하층에 장애인들이 기피하는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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