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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봉사를 해 주시겠다고요?
장애인들은 성생활 못하고 불쌍하니까 봉사해주자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2-02 10:24:19
장애인푸른아우성(http://cafe.daum.net/beutysex21) 첫 페이지. ⓒ장애인푸른아우성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푸른아우성(http://cafe.daum.net/beutysex21) 첫 페이지. ⓒ장애인푸른아우성
얼마 전 한 신문에 장애인 성 자원봉사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보수언론에서도 다루는걸 보면 역시 성이라는 주제는 흥미롭고 관심을 끄는 것 같다.

그리고 조경덕 감독님의 <섹스 볼란티어: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라는 영화가 탄생했다. 장애인들의 성이 문제로서 보다 욕구와 권리라는 관점에서 실린 기사와 영화라서 반가웠고 일시적이 아닌 꾸준한 화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그런데 미디어의 한계 때문인지 너무 일부분만 극대화돼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은 왜곡해서 인식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장애인들은 성생활을 못하고 불쌍하니까 봉사해주자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회와 소통, 교육기회, 차별, 편견, 경제력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장애인들은 성을 인지하고 욕구를 해소할 방법과 통로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권리를 눌러왔던 욕망을 건강하고 밝게 풀어가려면 장애인 당사자들과 비장애인, 사회구성원 모두가 올바른 성 가치관을 갖고 다른 권리들과 마찬가지로 성에 높은 가치를 매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 봉사는 다른 말로 동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장애인들도 일시적인 동정만으로 살 수 없고 그것을 욕구충족이라고 느끼지도 않는다.

장애인의 성 또한 장애인이 이 시대 속에서 어떤 의미이며 더불어 장애인의 성은 더더욱 어떤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 봐야한다.

그것은 인권의 문제이며 성매매의 문제이자, 여성의 문제이자, 저소득층의 문제인 것이다.

결국 장애인의 성적권리를 찾는다는 의미는 퇴색되고 오히려 힘과 돈 있는 사람에게 성적권리를 빼앗기게 결과가 되어 버리는 꼴이 된다.

(성관계까지 해주는) 섹스 도우미와 공창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누구의 성도 돈과 동정으로 값을 매겨서는 안 되며 성적권리를 위해 다른 사람의 성을 도와주거나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들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만약 깁스를 하게 되어 손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해서 성 봉사를 받겠는지.

유색인종이라는 말은 백인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동성애라는 용어도 이성애를 중심으로 생겨난 것이 듯이 장애란 비장애, 즉 정상적인 몸이라는 기준 때문에 생긴 것이다.

장애인의 성은 장애만을 기준으로 보지 말고 신성한 성을 중심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나체(누드)는 수치심을 동반한다. 육체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예술적인 작품이든, 흥미만을 쫒는 상업성 향락이든. 옛날 그림과 남녀 혼욕에서부터 최근 연예인 화보집까지 인간의 나체를 표현하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육체를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모두 벗는다는 행위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신이 창조할 때 그 모습, 어머니에게서 태어날 때 그 모습인 나체가 사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 아닌가.

'벗어서 창피하다'는 수위는 남녀가 다르다. 남성보다 여성의 나체를 조금 더 자극적으로 벗겼을 때, 즉 여성을 상업목적으로 이용했을 때는 부를 안겨주기도 한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이 죄를 지은 시점부터 몸을 가리기 시작했으니 어쩌면 나체 상태로 있는 것은 죄를 저지른 인간 모습이 아닐까. 반면 우리는 목적 없이 그냥 벗는 것은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나체 자체가 부끄럽기보다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위해, 누구와, 누구의 의지로, 어느 곳을 벗느냐에 따라서 수치심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필자도 그렇지만 중증장애인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들에게 노출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옷을 갈아입을 때와 화장실 갈 때가 이런 경우다. 혼자 은밀하게 치러야하는(?) 일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 육체도, 기본적인 사생활도 무차별 노출해야 하는 것이다. 장애인이 노출하는 것은 예술성도, 상업성도 없다. 그저 먹고 싸고 살아야 하니 신체노출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훈련 되서 둔해졌을 뿐이다. 어쨌든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치심을 느낄 여유도 없다. 그러나 결코 유쾌하지 않다.

활동보조가 있는데도 수치심 때문에 외출해서는 먹지도 않고 화장실도 가지 않는 중증여성장애인도 많다. 집에 갈 때까지 참는다. 하긴 부모님이 도와주셔도 다 큰 자식이 엉덩이 내밀기가 그리 편한 마음은 아니다. 연인이나 부부관계에서도 감추고 싶은 순간들이 있는데 반드시 노출해야 할 때 여간 민망하지 않다. 여성장애인이 생리할 때는 더욱 힘들다.

단지 수치심 때문에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인맥과 여러 가지 자원들을 가질 기회들을 놓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노출해야하는 심정을 가볍게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남성이 여성장애인 목욕봉사를 한다든지, 양해를 구하지 않고 덥석 껴안는다든지, 성 자원봉사를 하는 장애인 성과 수치심을 무시하는 상황을 아무 죄책감 없이 저지른다. 그러나 누구든 수치심은 존중받아야 할 감정이다.

인간에게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주신 것은 그만큼 우리의 육체가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은 장애인푸른아우성(cafe.daum.net/beutysex21)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조윤경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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