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포항 대도대리점 정승태씨

보험회사 경력 2년, 세무사 사무소 경력 3년, 법인회사 경리경력 1년, 통닭집 경영 1년, 자동차영업 1년차….

현대자동차 포항 대도대리점 정승태(34·지체3급)씨의 이력이다. 젊은 나이에 비해 너무도 다양한 정씨의 이력을 보고 "무슨 일이든 끈질기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오산이다. 대학(동국대 경영학과)졸업과 동시에 자동차 영업과 보험 영업을 했다는 정씨는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해야 걸을 수 있는 장애인이지만 매일 사람을 만나야 하는 영업의 길을 선택했다. 그가 가진 장애는 오히려 정씨에게 힘이 되었다.

일한만큼 대우받은 영업은 최고 직업

"전공은 경영학이었지만 영업에 매력을 느꼈어요. 내가 노력한 만큼 대가가 주어진다는 것. 무엇보다 비장애인들과 견주어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그래서 정말 죽을 만큼 열심히 일했습니다."

LG화재 근무 당시 그는 횡단보도 앞, 회사 방식으로 유명세를 탔는가하면 실적도 우수해 고수익을 보장받았었다. 이벤트성 홍보를 많이 했다는 정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런 계획도 없는 무모한 짓을 한 것 같다며 웃어 보였지만 당시 포항 흥해로타리와 공단 등지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회사에서도 정씨의 노력을 높이 사 지원금과 물품을 제공해 주었을 정도.

정씨는 출근길에 커다란 대자보를 붙이고 하루도 거루지 않고 인사하고 신호대기 중인 차량에는 창문을 두드려 홍보 선물을 나눠 주었다. 이러한 것들이 꼭 영업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정씨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생활력을 가진 정씨는 지난해 11월 더 큰 날개 짓을 위해 새로운 직장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예쁜 아내와 두 딸(3세, 1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그가 도전장을 내민 곳은 현대자동차 포항 대도대리점. 그는 현재 이곳에서 그만의 영업 마인드로 충실하게 고객을 만나고 있다.

"영업은 향기사업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사람들을 오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예요. 그러기 위해선 신용이 가장 최우선이죠."

정씨는 유려한 말솜씨도, 보기 좋은 사탕발림으로 사람을 끄는 수완은 없다. 단지 차를 판 후에도 어떤 이유로든지 자신을 찾는 고객에게는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고 찾아간다. 고객이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이 진정한 영업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요즘 정씨의 이력에 새로운 이력이 하나 추가 되었다. 저녁시간을 이용해 학원에서 부기와 회계 강의를 하고 있는 것. 그는 자신의 전공분야를 가르치는 것을 또 하나의 기쁨으로 여기고 있었다. 하루 24시간을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남자 정승태씨. 그의 꿈은 의외로 소박했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가족의 건강이예요. 내가 노력하는 이상 비참하게 살 일은 없다고 봐요. 현재에 충실하며 진정한 자동차 영업인으로 성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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