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코이카에 방문한 콩프리냐 팀. ⓒ지항현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2017년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콩프리냐’팀은 지난 8월 20일부터 31일까지 ‘장애인의 빈곤과 국제협력’이라는 주제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C)과 케냐 연수를 다녀왔다.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로 떠난 우리 팀은 코이카(KOICA), CBM(Christian Blind Mission), 콩고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 종고폭포(Jonggo Fall),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Masai Mara national park)의 기관 방문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현지의 장애인 복지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한국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됐다.

현지 국립대학교 교수의 가이드를 받은 덕분에 우리는 안전하게 연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현지 사무소에 방문한 우리가 입국한 당일 시내에서 총격전이 발생하였으며, 대규모 산사태도 발생하여 몇백명이 희생 되었다는 정보를 들었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였으나, 그들에게 이런 일들은 흔하디흔한 일인 듯 보였다. 그만큼 이곳은 치안이나, 제반 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고가 많았다. 자연스레 이로 인한 피해자는 목숨을 잃거나,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더라도 후천적 장애를 입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현지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장애에 대한 인식이나 정부의 지원 제도 등은 어떨까?

아프리카 국민들은 ‘다리가 한쪽이 다쳐도 정부에서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결국 장애가 와도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다.’라고 말을 하였다. 심지어 모든 지원 제도 및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통계자료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실제로 장애인이 몇 명이나 있는지,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지 등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이었다.

우리나라에서 3년마다 진행되는 장애인실태조사가 생각나며, 이곳에서도 이런 것들이 정착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방문했던 international Handicap에서 장애 발생률, 장애 종류 등 장애 현황을 밝히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외에 장애이해교육, 장애인식 개선 활동 등, 장애인이 활발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아동의 의료 서비스와, 양육비 지원 등의 사업을 하고 있었다. 또한(비록 우리는 많이 느끼지 못했지만) 사고 등으로 발생하는 후천적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력 확충을 통한 치안 확보에도 힘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여성장애인의 삶은 비참했다. 케냐의 WCC(Women Challenge)에 있는 Jane kihungi를 만나서 들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여성과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이중 차별을 겪고 있는 그녀는 가장 작은 울타리인 가족에게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왔다. 대부분의 여성 장애인은 가족인 아버지, 형제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고, 어머니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로 힘이 없어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WCC에서는 피임, 임신 등 여성의 건강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며, 개인 사정으로 고소를 하지 못하는 성폭행 피해자로부터 피해 상황들의 자료를 모아 대신 변호사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송기간도 너무 길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정작 승소하는 건수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가정과 법, 어디에서도 존중받고 보호받지 못하는 그들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이어서 제인은 “현재 케냐에는 성폭력 지원센터는 아직 없으며 아프리카 여성장애인연합은 있으나 예산이 부족하여 활발히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여성장애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여 장애인 인권신장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였다.

우리 팀은 케냐의 여성 장애인들의 실태를 듣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지금도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을 케냐의 여성장애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에게 적절한 교육가 사회참여가 보장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가족, 지역주민의 인식 변화가 시급함을 느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던 우리는 KTAMBO라고 불리는 장애인부모와 아동들이 거주하는 판자촌에 방문하였다. KTAMBO의 주민들은 킨샤사 지역 내에서도 최빈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었다. 화장실이 따로 없어 길거리에서 볼일을 보기 때문에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 악취가 진동하였고, 길바닥에는 흙탕물이 곳곳에 있어 지저분했다.

우리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주민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자 어른들을 의자를 가져와 않고, 어린이들은 바닥에 않았는데 지저분한 흙이나 쓰레기들이 많은데도 천을 깔거나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그 자리에 않았다.

팀원들은 낮선 상황에 당황하였지만 아이들에게 간식거리, 노트, 셔츠, 볼펜을 나눠주었고, 무사히 봉사활동을 마쳤다. 팀원들이 차량에 올라타자 몇몇 주민들이 차량에 다가와 인사를 하였고, 한 명의 주민은 창 밖에서 우리에게 몸짓으로 다음에는 한국에서 보자고 하였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손을 내밀 때 물건이 부족해서 많이 주지 못해서 아쉬웠고, 한쪽 다리가 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음에 또 와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느꼈다.

“아프리카 하면, 까만 피부를 가진 아이들의 반짝이는 맑은 눈동자가 떠올랐는데, 막상 와보니 붉게 충혈 되어 배고픔에 눈이 먼 모습들이었어.” (건국대학교 물리학과 최정윤 팀원의 이야기이다.)

이것이 아프리카의 현실이다. 비장애인도 이토록 힘겹게 살아가는 와중에 장애인으로서 삶은, 또 여성 장애인으로 삶은 얼마나 비극적일지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각개의 국제구호 단체나, 민간 장애인 단체. 학계에서 조금씩 변화를 이끌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행동들이 있음에 감사했다. 또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는 정부나 상류층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오랜 회의 끝에서도 무릎을 딱 칠만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불편한 상황을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 모두가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8박 11일 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우리 팀은 그들이 처한 현실을 칼럼 및 SNS를 통해 널리 알리며 공개적인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이 국제적으로 널리 퍼져 그들이 처한 현실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를 바란다.

international Handicap에서 단체사진. ⓒ지항현

MTAMBO 판자촌에서 선물을 받고 기뻐 하는 아이들. ⓒ지항현

여성장애인의 삶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 WCC. ⓒ지항현

얼굴은 초췌하지만 무사귀환! 콩프리냐팀. ⓒ지항현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콩프리냐팀의 김주연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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