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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1년 박탈

부산시 추가 신청기간 만료, “구제법 없어”

“생존권 위협”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 요청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2-03 16:48:48
부산에서 독거로 사는 조상래씨는 활동지원 시추가 신청기간을 놓쳤다는 이유로 1년간 월 8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부산에서 독거로 사는 조상래씨는 활동지원 시추가 신청기간을 놓쳤다는 이유로 1년간 월 8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에이블뉴스
부산시의 ’탁상행정’으로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신청 기간이 지났다고 박탈이라뇨. 너무 황당합니다.”

부산에서 혼자 살고있는 조상래 씨(중증 뇌병변, 49세)는 지난해 기준 월 480시간(정부 400시간, 부산 80시간)을 받는 중증장애인으로,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전적으로 필요하다.

조 씨는 부산시로부터 약 10년간 장애인활동지원 시추가 월 80시간을 받아왔다. 12월 중순쯤 약 일주일간의 신청 기간을 두고, 지자체로부터 ’내년 시추가 지원을 신청하라‘는 안내를 받아 신청해왔다고.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예년과는 달리 지자체의 안내를 받지 못했던 조 씨가 직접 행정복지센터로 연락했는데, ’이미 신청 기간이 지났다‘는 답변을 받은 것. 시추가 신청 기간은 12월 12일부터 18일까지였으며, 조 씨가 행정복지센터로 전화한 날은 신청 기간이 2일 지난 20일이었다.

조 씨는 황당한 마음에 곧바로 부산시청 사회복지과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청 기간을 안내받지 못해서 기간을 놓쳤다고 설명하며 구제방법을 문의했지만, 시에서는 ‘구제방법이 전혀 없다’는 답변만을 내놨다.

이에 더해 시청 측은 ‘예산은 한정돼 있고, 매년 신규이용자는 늘어나고 있어 기존 이용자를 그대로 지원하다 보면 신규이용자가 이용할 수 없어서 매년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시청이 꼭 활동지원신청 안내를 해야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는 것.

조 씨는 하루 2시간 정도 받을 수 있는 월 80시간의 부산 시추가 지원이 너무나 절실했다. 이미 10년간 부산시로부터 시추가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에, 시 또한 조 씨의 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그저 ‘언제까지 신청하라. 신청하지 않으면 안 줄 거다’는 부산시의 탁상행정에 기가 찰 뿐.

당장 올해 1년간 시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조 씨는 3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과 함께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 “당장 시추가 지원을 받도록 해달라”며 긴급구제를 요청했다. 중증 뇌병변장애를 가진 그는 “안 그래도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한데, 이제 어떻게 살아가라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3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과 함께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 “당장 시추가 지원을 받도록 해달라”며 긴급구제를 요청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3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과 함께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 “당장 시추가 지원을 받도록 해달라”며 긴급구제를 요청했다.ⓒ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은 “많은 지자체가 활동지원 추가시간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사전조사와 신청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누락되는 사람이 없도록 조사하는 행위이지, 누군가를 배제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등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별도의 신청 과정이 아닌, 기존에 받던 시추가 지원을 그다음 해에도 자동으로 연계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와 같이 신청을 받는 다른 지자체 또한 기간내 신청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확인하고 추가시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강민 조직실장은 “많은 지자체에서 활동지원 추가 지원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신청 없이, 자연적으로 추가가 진행되는 형태”라면서 “부산시가 어떤 공지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간을 넘겼다고 신청을 막아버리는 행태는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왼)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오)양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선희 사무국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왼)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오)양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선희 사무국장.ⓒ에이블뉴스
양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선희 사무국장은 “신청 기간을 놓친 당사자가 구제방법을 문의하니, 예산이 한정돼 있고, 신규이용자들에게 혜택이 가지 않는다고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결국 당사자가 놓친 시간을 신규에게 주겠다는 건데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중증장애인이 1년간 시추가를 받지 못해 생명과 건강에 위협에 떠는 것이 형평성이 맞는 형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예산 행정편의가 아니라, 당사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장애특성과 환경을 고려해 추가 지원을 해야 한다. 기존 이용자 시간을 뺏어 줄 것이 아닌, 신규이용자에 대해 예산도 반영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추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지원방법도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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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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