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3년간 지적장애인이 원양어선에서 일하며 번 돈을 편취한 일명 ‘원양어선 노예사건’과 관련, 세관 공무원 B씨과 그의 배우자 C씨에 대해 장애인복지법 위반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으로 부산지방 검찰청 서부지청에 추가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건은 원양어선 선원생활을 하던 지적장애인 A씨(51세)가 지난 2003년 9월경, 노래방을 이용하다 만난 노래방 업주 C씨를 만난 일로부터 시작 됐다. C씨는 ‘잃어버린 동생 같으니 가족같이 지내자’며 A씨에게 접근해 월급과 정산금을 ‘관리해 주겠다’ 속여 예금통장과 신분증, 인감 등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B씨 등은 A씨의 계좌에서 A씨의 돈을 인출해 임의로 사용하거나 B씨 계좌로 이체하는 등 편취했고, 그 밖에도 A씨 명의로 다수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 수익자를 C씨로 변경하는 등의 방식으로 총 10억1861만5470원의 금전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등은 장애가 있고 이렇다 할 연고가 없는 A씨에게 지속적으로 ‘우리는 너의 가족이다’라고 하면서 조업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온 A씨를 B씨 등이 정해 준 여관에만 머무르게 하며 모든 생활을 지배·관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힘든 원양어선 노동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면서도 최소한의 생활비도 지급하지 않아 몸이 아프고 휴식이 필요함에도 일용직 노동을 전전 하도록 했으며, 갖은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혐의 또한 받고 있다.

A씨는 법무법인 화우의 도움으로 2019년 6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사기죄, 사문서 위조죄, 위조사문서행사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건이 이송된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장형수 검사)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이후 A씨의 항고가 인용되어 현재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이 사건이 피의사실로 적시된 혐의 이외에도 장애인에 대한 전형적인 ‘현대판 노예사건’으로 판단하고 적용법규를 달리해 장애인복지법 위반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지난 18일 추가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대리인으로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염형국·조미연 변호사와 화우공익재단의 홍유진 변호사가 참여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사건은 지적장애인을 ‘돌봐주겠다’고 접근해 자유를 제약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면서도 정작 장애인을 학대하는 장애인 학대사건의 한 전형”이라면서 “피해자는 현재도 배신감과 잃어버린 세월들에 대한 분노, 악화된 건강과 가해자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장애인이 권리를 회복하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후에도 유사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피해 장애인을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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