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진행된 ‘2017년 한국장애인인권상’ 시상식에서 현대홈쇼핑 강찬석 사장(사진 왼쪽)에게 상을 수여 받은 고 박종필 감독의 아버지 박흥규씨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에이블뉴스

최근 작고한 박종필 다큐멘터리 감독이 한국사회의 미비한 사회안전망과 소수자를 차별하는 현실을 알린 공로로 ‘2017년 한국장애인인권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장애인인권상위원회는 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경기도 광명시 양기대 시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병돈 상임공동대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 한국장애인인권상 시상식’을 갖고 故 박종필 감독 등 5개 기관 및 개인에게 상을 수여했다.

한국장애인인권상은 UN장애인권리선언(1975년)과 대한민국 장애인인권헌장(1998년)의 이념을 실현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구체적 실천을 해온 우리사회 장애인 인권 공헌자의 노력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99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다. 시상부문은 인권실천, 인권매체, 기초자치, 공공기관 4개 부문이다.

이날 인권매체부문은 故 박종필 감독에게 돌아갔다. 고인을 대신해 아버지 박흥규씨가 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한국의 미비한 사회안전망과 소수자를 차별하는 현실을 여과없이 영상에 담아 현장의 모습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감독은 시설장애인 인권유린 문제를 담은 ‘끝 없는 싸움 – 에바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보고서 ‘버스를 타자’(2002년 작), 노들바람(2003년 작), 시설장애인의 역습(2009년 작), 동네에서 살고 싶다(2010년 작) 등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다.

인권실천부문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태곤 소장과 성음회(단체)가 차지했다.

먼저 이태곤 소장은 지난 30년간 함께걸음 월간지 취재기자 및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인권 침해 현장을 누비고 그 실태를 알려내 대안을 촉구한 활동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률위원회를 조직해 인권침해 피해 장애인을 위한 공익소송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장애인 학대사건을 국가책임 하에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끌었다.

이 같은 이 소장의 활동은 오늘날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설치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다른 인권실천부문 수상단체인 성음회는 각종 정보에서 소외되기 쉬운 시각장애인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전화사서함을 운영하고, 장애인 정보접근권 확보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성음회는 지난 1998년 활자를 통한 정보접근 등 각종 정보에서 소외되기 쉬운 시각장애인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목적으로 창립된 시각장애인 단체다.

1998년부터 시각장애인에게 음성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전화사서함을 운영하고 있고, 2006년 시각장애인 안마업 유보직종에 대한 위헌 판결에 저항해 이슈로 만들었다. 여기에 시각장애인이 안마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국회의 의료법 개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기초자치부문은 경기도 광명시가 수상했다. 광명시는 차별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시민인권센터를 개소하고 인권침해 상담과 조사 및 고충민원 처리를 위한 인권옹호관 제도를 운영해 후한 평가를 받았다.

공공기관부문에서는 국내 최초로 그림해설 오디오 북을 제장 배포해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확보와 문화격차 해소에 앞장 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수상했다.

캠코는 시각장애인들이 책을 통해 세상과 새롭게 소통하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임직원의 목소리 재능기부로 오디오북을 제작해 오고 있다.

금융제도에 접근하기 어려워 금융 취약계층으로 분류된 시각장애인을 위해 금융상품 및 거래약관 등의 안내문을 금융기관 최초로 점자로 제작하는 한편 금융 경제분야 점자도서로 제작해 전국의 도서관, 맹학교 등에 배포해 시각장애인의 금융분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왼쪽부터)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병돈 상임공동대표, 국가인권위원회 최혜리 상임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병돈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인권상이 올해로 19회를 맞았다. 이것은 장애인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관심과 지지 덕분"이라면서 "수상자들의 열정과 실천은 우리사회의 인권확보를 위한 소중한 밑걸음이 됐다. 위원회는 앞으로도 인권증진을 위해 사회 곳곳에서 노력하는 분을 찾아 노고와 헌신을 알리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최혜리 상임위원은 "장애인인권상은 장애인의 권익증진을 위해 장애인차별금지법 정신을 실현한 공로자에게 주어지고 있다. 이번 장애인인권상 수상자를 축하하고 감사인사를 드린다"면서 "이 자리가 인권문제를 우리사회가 고민하고 실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인권위도 시정기구로서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실천부문 수상자인 한국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태곤 소장(오른쪽 끝에서 2번째)와 성음회 지석봉 회장(오른쪽 끝에서 3번째)가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기초자치부문 수상단체인 광명시의 양기대 시장(사진 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광명시는 시민인권센터, 인권옹호관제도 시행 등 인권친화적 행정을 펼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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