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았지만 닫혀버린 고속버스 문앞에서 좌절하는 장애인. ⓒ에이블뉴스DB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이하 인권위)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고속·시외버스에 휠체어 승강 설비를 갖추도록 관련 법령 등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인 고속·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없어 배제당하고 있는 것을 중대한 문제로 보고, 지난해 9월 25일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조사결과 지난해 10월 1일 기준 전국에서 운행 중인 고속버스 1,905대와 시외버스 7,669대 가운데 휠체어 승강설비 및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전용 공간이 설치된 버스는 한 대도 없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고속·시외버스에 대한 저상버스 도입에 관해 재정여건 등으로 시·군에서 저상버스 도입계획이 없기 때문에 국가가 재정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국내 버스 제작사가 휠체어 탑승과 승차가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 않아 휠체어 탑승가능 차량의 개발·개조, 탑승자의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해 기술적 문제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속·시외버스 운송사업자들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 운행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도로사정으로 운행이 불가능한 지역이 대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권위는 현재 운행 중인 고속·시외버스를 부분 개조해 휠체어 승강설비를 장착하고,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전용공간을 설치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모두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등에 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의무를 국가가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호주, 영국, 미국 등 해외의 경우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고속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관련 규정을 의무화하고, 단계적 목표를 설정해 모든 고속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100% 설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인권위는 국회의장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버스운송사업자가 휠체어 사용 장애인 등이 탑승 가능한 이동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국토교통부장관에게는 향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 수립 시 고속·시외버스에 휠체어 리프트 등 편의시설을 단계적으로 갖출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하고,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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