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정신보건법’에 규정된 정신병원 계속입원에 대한 심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입·퇴원을 반복함으로써 총 입원기간 470일 중 250일간 불법적으로 입원시킨 혐의로 해당 병원장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는 A씨(남, 54세)가 지난 2012년 12월 7일 X병원에 입원한 후 6개월이 임박할 즈음, 퇴원당일 병원 문 앞에서 Y병원으로 곧바로 이송되어 입원되는 등의 방식으로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계속 입원 중이라며 진정서를 접수함에 따라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결과 A씨는 X병원에서 172일간 입원한 뒤 퇴원 당일 곧바로 Y병원으로 전원됐고, Y병원에서 179일간 입원하다 퇴원한 날 다시 X병원으로 돌아가 34일간 입원했다. 또한 X병원에서 퇴원한 당일에는 Z병원으로 또다시 이송되어 입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병원 비자의(非自意) 입원은 6개월마다 계속입원여부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6개월마다 병원을 옮기는 ‘회전문’ 입원이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권위는 “그 동안 회전문 입원과 관련 여러 차례 해당병원에 시정조치 권고하였고, 관리감독 기관인 관할 시·군·구청에도 재발방지대책 마련 및 철저한 관리감독을 권고해 왔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신병원의 비자의 입원율은 약 75.9%(2012년 기준)로 EU 등 선진국의 20%미만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향후 정신보건법 위반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관할 감독기관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한 정신보건법에 규정된 입원기간을 준수하지 않거나 계속입원심사를 회피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하는 등 정신의료기관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인권위는 정신보건 관련 법령 등 제도가 정신장애인 인권보호에 불충분하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판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정신장애인 인권포럼"을 지난 3월 발족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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