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 1과 권미진 조사관이 '2012 장애인차별금지법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병원 측에 요구하면 확대문서는 제공하지만, 대부분 보호자와 동반해 방문하기 때문에 점자자료나 보이스바코드까지 제공한 적은 없어요.” (시각장애인 A씨)

“진료 시 화상전화서비스나 수화통역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지만 필담은 가능해요. 하지만 필담도 환자의 보호자가 해야 되는 상황이라 혼자 병원을 이용하는 것은 쉽지 않죠.” (청각장애인 B씨)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4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시각·청각장애인은 의료기관 이용 시 정당한 편의제공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 이룸센터에서 ‘2012년도 장애인차별금지법 모니터링 결과 발표회’를 갖고, 19대 국회의원 선거 시 장애인 참정권, 의료기관, 문화·예술시설을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장차법 모니터링단은 지체·뇌병변 73명, 시각 18명, 청각 10명 등 총 159명으로 구성돼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장애인 참정권 ▲장애인 의료기관 이용 ▲문화·예술시설 이용 등 총 3개 영역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장애인 의료기관 이용과 관련한 모티터링은 1개월 동안 서울, 부산, 대전 등 총 158곳의 의료기관(병원)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진행됐다.

‘의료행위 관련 정당한 편의제공’ 여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 진료 및 상담을 위한 수화통역·화상전화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75.3%로 매우 많았다.

이는 조사한 의료기관 158곳 중 고작 39곳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

청각장애인은 전문의와의 상담내용 및 진단결과, 진료예약 방법 등 다양한 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받지 못 할 수 있으므로, 장차법에 따라 청각장애인이 요구 할 경우 수화통역 및 화상전화서비스 등과 같은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된다.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병원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종합병원이 56곳 중 28곳(50%), 한방병원이 37곳 중 5곳(13.5%), 요양병원이 65곳 중 6곳(9.2%)로 집계됐다.

의료기관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제공하는 경우 인근 수화통역센터와 연계해 요청하거나, 수화통역 가능한 직원이 상시 대기하고 있었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화상전화기를 제공하는 곳은 7곳이였지만 1곳은 실제 사용은 불가능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필요성을 못 느껴서 ▲보호자가 항상 동행하기 때문에 특별한 편의를 요구한 적 없어서 등의 답변이 나왔다.

시각장애인에게 점자자료나 확대문서, 보이스바코드 형식으로 된 의료기록을 제공하는 의료기관은 158곳 중 41곳(25.9%)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장차법에 따라 묵자형태의 의료기록을 인식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이 사전에 병원에 요구할 경우 점자자료, 확대문서, 보이스바코드 등의 형식으로 된 의료기록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된다.

시각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제공을 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유형을 보면 종합병원이 56곳 중 18곳(32.1%), 한방병원이 37곳 중 7곳(18.9%), 요양병원이 65곳 중 16곳(24.6%)이었다.

의료기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공하는 편의 유형으로는 확대문서, 점자자료, 보이스바코드 삽입, 확대기 및 텍스트변환프로그램 비치 등이 있었다.

편의제공을 제공하지 않는 의료기관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보호자가 항상 동행하기 때문에 특별한 편의를 요구한 적 없어서 등의 이유로 시각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제공을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 1과 권미진 조사관은 “보건복지부를 통해 의료기관에 모니터링 결과 및 개선요청 사항을 송부했다”며 “진료결과 및 진단명, 전문의 소견 등은 건강의 문제와 직결되므로 장애인에게도 차별 없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조사관은 “기본적인 권리를 제공하지 않는 병원들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결과 및 법률 조항 등을 안내해 장차법 이행을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표회에 참석한 모니터링단들은 지역별 모니터링 평가를 한 뒤 향후 활동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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