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현병철 장애 인권 침해, 진정 철회 기자회견' 모습. ⓒ에이블뉴스

시민 인권 단체들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장애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프랑크 라 뤼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청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10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현병철 장애 인권 침해, 진정 철회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을 비롯한 시민 80여명(이하 시민진정인단)은 지난 7월 23일 현 위원장이 장애인 인권을 침해했다며 직권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시민진정인단은 현 위원장의 재임기간이었던 지난 2010년 12월 초 인권위 11층 배움터에서 위원장 사퇴와 장애 관련 3대 법안 재개정을 요구하며 인권위를 점거하던 장애인 10여명에게 식사 반입을 못하게 하고, 난방·전기를 끊는 등의 장애인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인권위는 현 위원장의 장애인 인권침해 진정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했지만, 피해자들이 '연임된 현 위원장의 인권위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사건 진술을 거부했다.

이에 시민진정인단은 현 위원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장애 인권 침해 진정을 취하하고, 프랑크 라 뤼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현병철 위원장이 ‘장애로 인해 겪는 불편함을 악용해 표현의 자유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하기로 한 것.

이들은 현 위원장의 인권위는 신뢰 할 수 없어 현 위원장의 장애인 인권 침해 사건을 UN인권위원회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UN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 청원서'에는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과 인권위 진정 취하 이유, '표현의 자유' 침해 위반 사항 등이 담겨있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는 “인권위에 현병철 위원장을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한 주범으로 당사자로서 인권위에 진정했다. 당시만 해도 인권위가 ‘이번만은 확실하게 철저히 조사하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재임되면서 그 기대가 물거품으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박 상임대표는 “진정 사건이 현병철 위원장의 당사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권위가) 조사하면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현병철 위원장이 있는 인권위의 조사를 믿을 수 없어 진정을 취하한다”고 꼬집었다.

긴급행동 명숙 공동집행위원장. ⓒ에이블뉴스

긴급행동 명숙 공동집행위원장은 “진정서를 제출 할 당시 인권 침해에 앞장 섰던 현병철 위원장과 손심길 인권위 사무총장을 조사 및 결정 할 때 배제돼야 하고,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전달했다”면서도 “아직도 현 위원장에 대한 조사가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난방이나 전기를 끊은 것은 현 위원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현 위원장과 손심길 총장을 조사하지 않고 제대로 된 장애 인권 침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명숙 위원장은 “결국 실무자들에게 ‘왜 그렇게 했냐’는 식으로 알리바이와 책임만 떠 넘기는 식으로 조사 된다면 장애인 인권 침해를 조사할 이유가 없다”며 “인권위가 아닌 UN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청원해 장애등급제 폐지, 활동보조 제도 관련 요구하는 표현의 자유를 막은 현 위원장의 자태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긴급행동 관계자들과 장애인들은 기자회견 이후 장애인 인권 침해 사건 진정 취하서를 작성해 인권위 인권상담센터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실 관계자는 “청원서는 영어로 번역해 11일, 12일 쯤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긴급행동 오영경 공동집행위원장은 “UN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청원서가 전달되면 사안에 따라 조사가 이뤄지거나 UN 인권 국가보고서 작성 시 고려 될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조사가 되더라도 시일이 오래 걸린다”면서 “청원을 제출해 (이 사건에 대해) 국제적으로 공론화를 도모해 현 위원장 스스로 사퇴할 수 있도록 촉구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행동 관계자들과 장애인들은 기자회견 이후 장애인 인권 침해 사건 진정 취하서를 작성해 인권위 인권상담센터에 제출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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