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를 입에 물고 올라가는 더스틴(발탕 아메이카 동영상 캡처화면). ⓒ샘

장애 활동가이면서 예술가인 더스틴 그렐라는 지역 우체국을 상대로 대대적인 항의를 하고 있다. 장애인에게 불리한 조건을 가진 지역 장애 접근 불평등 때문이다.

세금보고 마지막 날인 지난 4월 17일 그는 뉴욕의 제임스 파렐리 우체국을 찾았다. 우편 접수를 그 날에 보내야만 유효한 것이다. 지난해 세금보고를 우편으로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 우체국에는 장애인 접근 시설이 없었다. 그는 난감했다.

장애인 접근 시설이 있는 우체국은 벌써 문을 닫았다. 오로지 제임스 파렐리 우체국만 밤 10시까지 연다.

미국 세금 제도가 무서운 것은 정평이 나있다. 죽어도 떼 먹을 수 없는 것이 세금이고 살아서 못 받아내면 죽어서 무덤까지도 따라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가 어떻게든 휠체어를 끌고라도 올라가보려고 했으나 위험하다며 경비원에게 저지 당했다. 올라가려면 휠체어를 놓고 혼자 올라가라는 것이다.

우리 나가 같으면 사람들에게 들어 올려 달라고 할 수도 있으나 미국에서는 그런 일에 담당자들이 함부로 나서지를 않는다. 사고시 엄청난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버스 승강기가 고장나 버스 안에 갇혔던 일이 있었다. 건장한 청년 몇 명이 나를 들어서 내려 주겠다고 했으나 운전 기사가 강력히 말렸다. 사고시 책임 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휠체어로 올라가는 것을 거절 당한 더스틴은 휠체어에서 내려 부쳐야할 서류를 입에 물고 무려 27개의 화강암 계단을 기어 올라갔다.

올라가서도 접수 창구까지 바닥을 기어가는 수모를 겪었고 마침내 접수를 마치고 다시 기어 내려왔다. 무사히 내려와 앉자 지켜보던 주민과 경찰들이 박수를 보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캘리포니아등 미국 각 지역에서 세금 납부 불평등을 해소 해야한다며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

* 샘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전 미상원 장애인국 인턴을 지냈다. 현재 TEC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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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지체장애인으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사회학과를 졸업, 미국 탐 하킨 상원의원 장애국 인턴을 역임했다. 또한 서울장애인체육회 워싱턴 통신원, 서울복지재단 워싱턴 통신원,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했다. 출간한 수필집 ‘사랑, 그 빛나는 조각들’은 1992년 올해의 우수도서로 선정됐으며, 2009년에는 워싱턴 문학 수필부문 가작에 당선됐다. 각종 미국 장애인 소식을 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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