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한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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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돼 인사청문회까지 치렀다가 청문회 하루 뒤에 전격적으로 사퇴한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퇴임식을 갖고 검찰문을 나선다.

서울중앙지검장 퇴임식은 보통 국민의례와 퇴임사, 기념품 증정 등의 순서로 2,30분 정도 짧게 진행된다.

청문회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의혹이 더 커짐에 따라 청와대로부터 버림받듯이 퇴진할 수밖에 없었던 천성관 검사장이 후배 검사들에게 마지막으로 던지는 한마디는 무엇일까 관심이 간다.

그런가하면 이명박 정권의 인권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사퇴한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후임으로 한양사이버대학 현병철 학장이 내정됐다. 현병철 내정자는 오는 17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천성관 전 검찰총장 내정자가 정권과 코드를 맞춘 공안검사라는 점이 비판의 초점이 됐지만 현병철 내정자에 대해서는 인권 비전문가라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인권위원회 내부에서 조차 인권 운동가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현 내정자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현 내정자 약력 그 어디에도 인권 관련 활동이나 저술 등을 찾아 볼 수 없다.

현 내정자도 자신이 인권위원장이 될 줄은 모른 것 같다.

중국 출장중에 내정 소식을 받고 급히 귀국하던 현 내정자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약간 머뭇했다"고 밝혔다. "내 전공이 헌법이면 더 좋았을 텐데, 민법 전공이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인권과 관련해서는 헌법학자들이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인권위 또는 인권 현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얘기도 했지만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음을 의식한 듯 "나는 학문하는 차원에서 인권을 다뤄왔다. 법학자가 인권에 대해서 모른다면 우스운 일이다"는 말도 했다.

청와대는 현 위원장 내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대학장·학회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보여준 균형감각과 합리적인 조직관리 능력은 인권위 현안을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시켜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을 고려해 정부가 보수단체 출신 대신 '무색무취'한 인물을 내세운 뒤 실세 사무총장을 통해 인권위를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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