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는 2009년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강릉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려 총 150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열리고 있는 장애인인권영화제,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벌써 10년 째 돼 가는 의미 있는 영화제다. 제주도는 10회째, 서울은 7회째 등 올해만 해도 이미 진행됐으며 이번 강릉 지역 장애인인권영화제는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회째 진행됐다.

장애인인권영화제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것들

'인권영화제'란 단어가 의미하고 있듯 장애인인권영화제 역시 이 영화를 관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있다.

이번 강릉장애인인권영화제를 주최한 강릉자립생활센터 고민지 씨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누리지 못하거나 제외 되는 장애인들에게, 누구에게나 소중한 인권의 중요성과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번 영화제를 통해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으며 함께 근무하는 박진(강릉인권연대 집행위원장) 씨는 이에 대한 의견을 인터뷰 내용을 통해 자세하게 답변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박진 강릉인권연대 집행위원장. ⓒ박준규

박진 씨는 현재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강릉지역주민들의 장애인에 의식이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보호받아야할 장애인들이 반대로 인권마저 무시당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지역을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지역을 살펴보면 문화적으로 특히 복지문화가 덜 발달한 지역일수록 장애인에 대한 의식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고른 복지서비스와 더불어 장애인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같이 올라가야 제대로 된 장애인에 대한 의식 확립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장애인들 스스로도 영화를 비롯하여 우리주변서 접할 수 있는 각종미디어 활용 및 참여를 하여 당당히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영화제를 준비해 오면서 어려웠던 일

일반 영화는 물론 독립영화들도 '영화제'란 이름 앞에서는 긴장되기 마련. 장애인인권영화제 역시 행사를 준비하면서 적지 않은 고민들에 빠졌다고 한다. 주최 측 한 관계자는 “영화제를 알리는 홍보작업도 힘이 들었고 장애인의 날 기준으로 관련 행사들이 겹치다보니 아무래도 사람들의 참여역시 분산돼 준비하는데 있어 힘이 빠진다”고 전했으며 “차라리 장애인의 날 전후가 아닌 다른 달에 홍보 및 상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덧붙어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장애인들이란 이유하나만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로 인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장애인인권영화제, 소수 관람객에 대한 생각

뛰어난 실력으로 제작된 일반영화들도 관람객이 없으면 그 결과는 냉정하게 평가되는 현실에서 장애인들이 만든 장애인인권영화들은 그 결과를 위한 평가조차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만큼 일반인(관람객)들의 관심 밖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관람객들이 늘고 있다는 게 주최 측 의견인데 이에 대해 주최 측 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강릉자립생활센터 고민지 씨는 “영화제를 처음 시작할 때는 무조건 사람들이 많아야 잘 하는 거라 생각해서 인원 동원에만 열중했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관람객 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유는 관람객들 중에는 인원수에만 참여하려는 마음으로 오는 분들이 다수인 것을 알았기 때문. 차라리 소수 관객이라도 우리영화를 보고 공감하고 같이 느낄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일시적인 관심을 보이는 관객보다는 진정한 마음으로 영화를 공감할 수 있는 관객들이 더 소중하다고 이 문제에 대해 답했다.

이번 영화제를 정리해 본다면

제3회 장애인인권영화제를 무사히 마치며 정리하는 주최 측의 생각은 어떨까? 이에 고민지 씨는 “전체적으로 진행은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자원봉사자들도 열심히 활동했고 관객도 생각했던 것보다 많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너무 투쟁적 성향을 띤 영화가 많이 선정돼 자칫 일반들일이 볼 때 ‘장애인 쟤네들은 만날 데모만 해?’ 라고 선입견을 갖는 건 아닐지 조심스레 걱정이 됐다. 또한 영화제 시간이 너무 길어 중증장애인들에게 더 불편함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내년에는 이런 점들을 보완하여 더욱 알차고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센터 직원들 모두와 자원봉사님들, 천향비누사업팀, 회원님들에게 수고 많이 하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이번 영화제를 정리하는 의견을 밝혔다.

자원봉사자 노재희씨. ⓒ박준규

한편 이날 참여한 자원봉사자 노재희(대학생) 씨와 김현재(관람객) 씨는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하고 영화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장애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공통적인 바람을 주최 측에 당부했다.

이렇게 제3회 강릉장애인인권영화제는 “세상과 손잡다”라는 슬로건 하에 무사히 마쳤으며 슬로건처럼 모든 장애인인권영화가 세상과 손잡고 함께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준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가평자치신문사 프리랜서 취재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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