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장애인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위 축소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반대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국가인권위를 아무런 근거없이 축소하겠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인권을 빼앗는 일이며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며 우리의 인권을 후퇴하는 일이다! 국가인권위 축소안 국무회의 상정을 즉각 철회하라!"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30일 오후 2시께부터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열린 인권위 조직 축소방침 국무회의 상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외쳤다.

배 총장은 "외국에서조차 염려하고 반대하는데, 그러한 염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밀어붙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촛불집회 당시 경찰의 진압을 인권침해라고 결정한 것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그동안 인권위 축소 반대운동을 이끌어온 '국가인권위 독립성 보장 및 축소철회를 위한 인권시민사회운동진영 공동투쟁단'(212개 단체 참여)이 마련한 자리로 인권위 축소안의 국무회의 상정 3시간을 앞두고 열렸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인권위 축소는 이명박 정권 스스로 상위 1%를 위한 정부라고 선언하는 것이며,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참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인권위 축소 방침을 국무회에서 상정·통과시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인권위 인원 축소는 단순한 인원 축소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가치와 인권위 독립성을 훼손하는 문제라고 계속 얘기해왔는데, 행안부는 우리의 의견을 무시해왔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인권위 축소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된다면 그것은 이달곤 행안부 장관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의지인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이명박 정권을 반인권 정권으로 지정하고, 강력하게 투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명숙 활동가는 "행안부의 축소안은 인원 축소만이 아니라 쟁책권고 기능을 축소하려는 것도 담고 있다"면서 "인권위 축소안은 국무회의 상정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촉구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임수철 정책실장은 "내일이면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마치고 외국으로 간다고 한다. 우리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외국으로 간다고 한다. 우리의 목소리를 제발 좀 들어달라"고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 후 참석자 20여명은 "청와대 민원실에 우리의 요구안을 전달하겠다"면서 청와대쪽으로 향했고, 이를 경찰이 막아서면서 30여분간 기자회견 참석자들과 경찰이 대치하기도 했다. 결국 대표자 3인에 한해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도록 경찰측이 허용하면서 대치 상황은 끝이 났다.

국가인권위 축소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인권위 축소안을 반대하며 청와대로 향하던 장애인들의 행렬이 경찰에 막혀 있다. ⓒ에이블뉴스

인권위 축소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행렬을 가로막는 경찰. ⓒ에이블뉴스

청와대로 향하는 장애인인권단체 활동가들을 막아서고 있는 경찰.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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