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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 없애려 칼바람에 맞서다

420공투단 전국장애인대회 후 밤샘농성 돌입

4월 20일 장애인의 날까지 대정부 투쟁 선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3-26 22:17:31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연금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연금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때 아닌 찬바람이 매서운 오후였다. 간간이 흩뿌리는 비는 뼈까지 스며들었다. 26일 오후 2시께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주최로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가 시작된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청사 앞마당에는 그래도 200여명의 중증장애인들과 인권활동가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얇은 우의 하나로 추위에 맞서며 그동안 장애 때문에 당했던 차별을 쏟아내고, 저마다 투쟁을 외쳤다. 같은 시각 정부중앙청사에서는 인권시민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 21% 감축안이 상정되는 차관회의가 열리는 터여서 장애인들의 비판은 더욱 거셌다.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지금까지 가졌던 분노를 모두 표현하면서 이를 악물고 투쟁하자”라며 “4월 20일까지 각 지역별로 투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다가오는 4월 20일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만들기 위해 한 달 동안 투쟁을 벌이겠다는 선포였다.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은 그들이 가고 싶어 간 것이 아니다. 현재 시설은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라면을 갖고 가서 동정을 베풀며 사진 찍는 곳으로 전락했다.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의 틀을 깨는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나가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 이 자리를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는 날로 만들어야 한다.”

이날 대회의 사회는 김도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이 맡았다. 김 실장은 “이 정부는 노무현 정권때 만들어진 시설확충 계획은 계속하면서 장애인계가 피땀 흘려 만든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 교육법은 개판으로 만들려 한다. 그런데 어떻게 좋은 말이 나오겠는가. 시설확충계획을 전면 폐기하고 그 돈을 자립생활에 쓰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홍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보건복지가족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정책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박 회장은 “정부는 교육받지 않은 활동보조인이 활동보조를 하면 부정수급으로 간주해 환수 조치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전국의 많은 활동보조인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없고 시간도 없다. 이미 활동보조인 예산도 바닥났다고 한다. 앞으로 신규 활동보조인도 양성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분노를 표명했다.

진보정당들도 이명박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으며 장애인 생존권 투쟁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문종권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장은 "요즘 각종 신문이나 방송, 사회복지사들 사이에서 ‘복지병’이라는 단어가 돌고 있는데 그 진원지는 바로 복지부와 이명박 정부였다”며 “그들은 그런 단어를 사용해서 장애인·소수자들의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복지안 축소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김영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이렇게 나와서 욕이라도 하고 '바꿔야 할 세상'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우리의 힘이다. 그냥 착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권리를 스스로 찾는 것, 이러한 모습이 우리가 가져야할 긍정”이라고 격려했다.

최광은 사회당 대표는 “앞으로 더 크게 각 지역에서, 그리고 함께 싸운다면 사회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탈시설 투쟁을 열심히 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탈탈 털어 이 차별의 세상을 바꾸자”고 힘차게 외쳤다.

이렇게 대회가 진행되는 도중,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대표단은 보건복지가족부 장애인정책국을 찾아 ▲탈시설-주거권 전면 보장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실질적 정책 수립 ▲장애인연금제도 즉각 도입 ▲활동보조 권리 보장 ▲장애인차별금지법 무력화 시도 중단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악안 즉각 철회 ▲교통약자이동법 개정 및 이동권 보장 ▲장애인특수교육법 실효성 제고 ▲장애인 의료보험 및 의료정책 개선 등의 9대 생존권 요구안을 제시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날 대회에서 27일까지 1박2일 밤샘농성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전국장애인대회 말미에 투쟁결의문을 발표하는 도중, 천막을 치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에 막히고 말았다. 곧 이어 같은 장소에서 밤 10시까지 최옥란 열사 7주기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를 개최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강추위 관계로 안국역 대합실로 자리를 옮겨 밤샘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김종환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운영위원과 노동가수 박 준이 26일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에서 장애인차별철폐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김종환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운영위원과 노동가수 박 준이 26일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에서 장애인차별철폐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 참가자들이 장애인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 참가자들이 장애인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26일 제5회 장애인대회에서 문예창작단 들꽃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6일 제5회 장애인대회에서 문예창작단 들꽃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 참가자들이 노동가수 박준의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5회 전국장애인대회 참가자들이 노동가수 박준의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복지부 앞에 천막을 치기 위해 차량을 이동시키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복지부 앞에 천막을 치기 위해 차량을 이동시키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에이블뉴스

소장섭 박인아 기자 (sojjang@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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