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연석회원 등 4개 단체 활동가들이 8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김양원 인권위원등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에이블뉴스

"우리는 지금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앞두고 있다. 긴 역사를 돌아보면 그리 길지만은 않은 세계인권선언의 60주년을 우리는 마양 '기념'만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 이 땅의 인권의 현실이 너무나 참혹하고 참담하기 때문이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 기념일을 사흘 앞둔 8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반인권적 국가인권위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10월 13일을 시작으로 전원위원회가 열리는 2주에 한번씩 국가인권위원회를 찾고 있는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 회원들이 마련한 자리였다.

약 20명의 장애인들과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시설 장애인에게 낙태를 종용한 사람이 국가인권기구의 인권위원 자격으로 앉아있고, 국가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폭력을 인권의 잣대로 바라보지도 판단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국가인권위원 자격으로 앉아있으니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먼저 반인권적 인권위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김양원 인권위원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사회복지시설에서의 정부보조금 횡령을 물론, 불임수술을 조건으로 하는 결혼과 임신한 시설장애인에게 낙태를 강요한 김양원 위원은 세계인권선언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김양원 위원은 지금 당장 세계인권선언을 읽어보길 바란다. 세계인권선언 곳곳에는 김양원 자신이 왜 인권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는지 명명백백하게 쓰여 있으니 말이다. 뻔뻔하게 인권위원 자리에 앉아서 인권위원이라는 직함으로 외부활동을 한다고 해서 김양원 본인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이 덮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양원 위원은 '앞으로 잘할 테니 잘 봐 달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이 자리에 나와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제대로 반성하고 당장 국가인권위원직을 사퇴하라! 더 이상 장애인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모든 이들을 모독하지 말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태훈, 최윤희, 황덕남 위원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얼마 전 촛불집회 진압과 관련 경찰에 대한 징계 권고가 과했다는 의견을 낸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4개 단체 활동가들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인권이란 무엇인가"라며 이렇게 물었다.

"몇 달 전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이들은, 지금 계속해서 날아오는 경찰조사 소환장을 받으며 집을 압수수색 당하고 있고 재판을 받을 날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 그 자리에서 부상당한 이들은 치료비 한 푼 못 받으며 계속해서 치료를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는 누구에게 호소해야 하는가. 잘못이 없는데 잘못이 있다고 하는 이 국가권력에게 당하는 설움과 고통을 누구에게 호소해야하는가. 국가인권위원회가 촛불 집회 진압과 관련 경찰에 대한 징계 권고는 인권의 기준으로 본다면 오히려 미흡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판단이 과도한 권고이고, 또 김태훈 위원처럼 '경찰의 폭력행위도 우발적이었기 때문에 인권침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본인들 입으로 본인들이 '인권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히는 것과 같다."

4개 단체 활동가들은 "시설장애인에게 낙태를 종용한 김양원 위원은 감히 인권을 논할 자격이 없으니 당장 사퇴하고, 인권의식이 부재한 김태훈 최윤희 황덕남 위원들도 인권위원으로서 자격이 없으니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것이 세계인권선언을 완성시켜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교육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세계인권선언의 역사적 의미와 내용을 되새길 수 있는 인권교육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전국 100여 개 학교 및 공공도서관과 함께 ‘인권영화 상영회’를 개최한다.

10일 기념일 당일에는 2008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식을 열어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사단법인 장애인권센터 이석형 대표이사, 한국인권행동 오완호 사무총장, 다시함께센터 조진경 소장,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참여와평화로가는원주시민연대, 태화샘솟는집, KBS 시사투나잇, KBS 보도본부사회팀 '인권사각, 정신병원' 시리즈제작팀 등에게 인권상을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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