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 발표로 의구심으로만 여겼던 기우가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농아인협회(대표 이대섭, 이하 농아인협회)는 2015년부터 자막방송에 대한 청각장애인들의 민원이 쇄도하여 수차례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에 개선을 요청했지만 이를 묵살했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실시간 자막방송은 1999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자막방송 시간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여 양적인 부분만 확장되었을 뿐 품질 면에서는 개선된 것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자막방송을 시청하는 청각장애인들은 잦은 오탈자와 두 줄 문장이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 자막방송 전문 속기사의 부재로 화자 발화 후 늦게 올라오는 자막지연 현상 등으로 인해 방송화면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힘들었다.

농아인협회는 이번 공정위 발표를 지켜보며 자막방송 품질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지 그 속사정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자막방송 속기 용역업체(한국스테노, 한국자막방송, 워피드, 舊>한국복지방송)가 담합하여 짬짜미(나눠먹기식)로 자막방송을 해왔으니 19년 동안 자막방송의 품질을 기대하기란 사막에서 물을 찾는 격이었을 것이다.

에이블뉴스 정승천 기자(부산지역 객원기자,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는 실시간 자막방송의 문제점에 대해 수차례 방송 캡처 영상과 기사를 제보하여 진실을 보도했으나 이에 대해서 해당 방송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공익성을 담보로 하는 청각장애인 위한 실시간 자막방송이 더 이상 청각장애인을 볼모로 돈벌이로 전락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번 담합으로 적발된 방송사는 국회방송, KTV국민방송 두 곳이지만 조달청 입찰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적합 지명입찰 방식으로 자막방송 속기용역 업체를 결정한 방송사는 지상파방송사, 종편, 보도전문채널, 케이블방송 등 거의 대부분 방송사가 담합에 적발된 업체와 계약을 진행해 왔다.

농아인협회는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대변하여 이번 사태를 더 이상 묵인할 수 없으며 부도덕하고 양심 없는 자막방송 속기 용역업체를 퇴출시킬 것을 각 방송사에 강력히 요청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방송사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투명한 입찰방식을 통해 기술과 품질이 보장되는 속기업체를 선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8년 7월 18일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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