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문재인 대통령마저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지상파 중계를 요청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 방송사들의 평창동계패럴림픽 생중계 분량이 부족하다며 추가 편성을 당부했다.

패럴림픽 설상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15km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신의현 선수는 지난 4년간의 노력의 결실에 대한 소감에 앞서 ‘국민들께서 패럴림픽 경기를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중계방송 시간을 편성해 줄 수 없는지 살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비장애인 선수 어느 누구도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제발 중계방송을 해달라고 호소한 선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활약은 지상파 3사가 중복으로 편성해 보여주고 또 보여주는 지상파 3사의 그동안의 행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평창동계패럼림픽이 개막되기 전 지상파 3사는 틈틈이 패럴림픽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는 캠페인성 영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뉴스나 각종 예능을 통해서도 패럴림픽을 환기시켰다.

하지만 정작 패럴림픽이 개막되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돌연 지상파 3사는 일제히 중계를 외면했다.

지상파 3사의 패럴림픽 중계편성시간은 동계올림픽과 비교할 때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공영방송인 KBS는 패럴림픽 34시간, 동계올림픽 약 283시간, 새롭게 태어났다는 MBC는 각각 30시간, 약 200시간이며 SBS는 18시간, 약 200시간이었다.

프랑스의 텔레비지웅 100시간, 미국 NBC 94시간, 일본 NHK 62시간, 독일 ZDF-ARD 60시간, 중국의 CCTV 40시간에 비춰 봐도 개최국 입장에서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방송편성시간이다.

그렇다면 패럴림픽 중계를 외면하는 지상파 3사와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애써 외면하는 소관부처인 문화관광체육부의 자세도 문제다.

동계올림픽의 메달에 비해 패럴림픽의 메달은 국민이 보지 않아도 될 만큼 값없고 하찮은가?

장애인선수들의 노력과 흘린 땀방울은 비장애인선수들의 땀방울은 무의미한 것인지 묻고 싶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지상파 3사의 어처구니없는 패럴림픽 방송편성시간 배정을 단호히 비판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다.

장애계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시작된 지금까지 열악하기 짝이 없는 장애인 이동 환경, 수어통역 없는 중계, 개막식에서의 케케묵은 장애극복 언급 등에 대해 일체의 이의를 자제해 왔다.

이는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의 성공을 바라는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정은커녕 더욱 장애인을 차별하는 행태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은 장애인들만의 잔치가 결코 아니다. 또한 비장애인들의 생색내기용 행사도 아니다.

막대한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민 모두의 국제적 행사이며, 전세계인이 함께 감동하고 열광하는 축제다.

2018년 3월 13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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