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 인터넷 언론인 <오마이뉴스는>는 홍준표 대통령 후보측이 자유한국당 당직자가 운영하는 안동의 주간보호센터에 다니는 지적장애인들을 홍 후보의 선거유세와 사전투표에 동원하고, ‘2번을 찍어라’라고 종용한 의혹을 제기하였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안동시 연기동에 있는 ○○ 주간보호센터는 사전투표일인 4일 오전 평소 센터를 이용하는 지적장애인 14명을 센터 승합차(스타렉스) 2대에 태워 홍 후보 유세장에 내려주었고, 이들은 유세가 끝나고 인근 사전 투표소로 이동하여 사전투표를 하였다.

투표를 마친 센터 이용자들은 다시 승합차를 타고 안동체육관 근처의 한 식당으로 이동해 센터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였다. 이들을 인솔한 센터 직원들은 차량 운전을 한 사람을 포함해 3~4명이었고, 이들 중 한 명이 일행의 식사비용을 일괄 지불한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확인되었다. 식사 뒤 센터 차량은 센터 이용자들을 각자의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또한 취재 결과 센터 이용자들에게 ‘2번을 찍어라.’고 종용한 증거도 나왔다. 이 센터에 다니는 한 노인은 '센터에서 누구를 찍으라는 말이 있었느냐'는 기자 질문에 "아침에, 2번 나오는 거, 2번 찍으라고 한 칸에, 요기 (손으로 아래를 가리킴) 찍었는데…"라고 답했다.

이 노인과 함께 센터 승합차에 타고 있다가 내려서 귀가한 다른 장애인은 '센터에서 누구를 찍으라고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네"라고만 답했다. '몇 번 찍으라고 했느냐'는 질문엔 손가락 두개를 펴 '2'를 표시했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 내용을 종합하면 이 주간보호센터는 홍준표 후보에 투표시키기 위해 지적장애인들을 사전투표에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주도 선관위는 4일 홍준표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의 제주유세(4/27) 당시 장애인시설 장애인과 직원들을 집단 동원한 장애인시설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러한 기사들이 보도되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홍 후보를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하였다. 이들은 일제히 장애인을 선거의 도구로 동원한 홍 후보는 본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장애인 유권자들에게 사과하며 후보를 사퇴하라고 촉구하였다.

서울지역장애인소비자연대는 이러한 만행을 저지른 홍준표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지적·발달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시각과 정책이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임을 밝히는 바이다.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지적·발달장애인은 자기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 분들이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며,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존중받지 못한다. 또한 우리사회는 그 분들의 특징을 ‘도전행동’이나 ‘문제행동’이라고 비하면서 끊임없이 ‘교육과 훈련’이라는 미명하에 그 분들에게 강요와 압박을 자행하고 있다.

이번 홍준표 후보의 지적장애인 선거 동원 사건은 바로 이러한 지적장애인의 근본적으로 잘못된 시각이 선거라는 정치적 공간을 통해 그대로 표출된 것이다. ‘정치인’이라는 권력과 ‘시설장’이라는 권력에게 지적장애인의 ‘자기선택과 결정’이 무참하게 짓밟힌 사건이다.

서울지역장애인소비자연대는 홍준표 후보의 즉각적인 사퇴와 함께 지적·발달장애인도 자기 소신대로 투표할 수 있는 쉬운 선거 공보물 및 투표용지 제공 등의 편의제공을 요구한다.

이와 더불어 기관 중심적이고 당사자의 선호와 결정을 무시하며 일방적인 교육과 훈련 중심의 지적·발달장애인의 정책과 서비스가 지적・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선호와 자기 결정을 중시하는 ‘사람중심(person-centered)의 정책과 서비스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함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7년 5월 8일

서울지역장애인소비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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