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 보건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수가와 관련 기획재정부와 협의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는 현행 9,000원 동결이었다.

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이하 인뇌협)은 정부의 동결방침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을뿐더러,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수가 인상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을 밝힌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수많은 중증장애인 투쟁의 결과물로 2007년에 도입되었다. 이 제도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 자립생활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활동지원제도로 인하여 중증장애인은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삶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부는 중증장애인에게 더 이상 지역사회에서 살지 말라고 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토대는 활동보조인이다.

그래서 중증장애인의 삶은 활동보조인의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애인과 밀착하여 활동하는 활동보조인은 때로는 말벗이기도 하고, 훌륭한 정보제공자이기도 하고, 지역사회에서 받는 차별에 저항하는 옹호인이기도 하고, 가정에서는 가족과 같은 존재이기도 한다.

그런데 정부의 수가 동결 방침은 더 이상 활동보조인이 다양한 역할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름없다.

2016년 최저임금은 8%(450원)이 인상되었지만, 활동지원 수가는 2%(200원) 인상에 그쳤다. 과거에는 활동보조인이라는 직업이 그래도 괜찮은 직종이었지만, 최근에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직업으로서 활동보조인은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다.

최저임금과 활동보조 수가 격차가 좁혀지면서, 결과적으로 양질의 활동보조인 유입은 어렵게 되었다. 이것의 피해자는 바로 중증장애인이다. 활동보조인의 능력은 중증장애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양질의 활동보조인 공급이 더디어 지면, 결과적으로 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과 자립생활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그러하기에 정부의 활동보조 수가 동결은 중증장애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2016년 인천 활동지원기관에서는 기이한 일들이 발생하였다. 근로기준법 최저임금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지침 6,800원 시급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래서 장애인 복지관을 중심으로 몇 몇 기관은 시급을 7,236(최저임금 기본시급 6,30원+주휴수당 1,206원)원으로 책정하였다.

그러면서 활동보조인 한 달 근로시간을 174시간 미만으로 조정하였다. 그리고 활동보조인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이내, 밤 10시간 이후는 근로 금지, 휴일 근로를 금지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의 연장근로 및 휴일수당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중증장애인의 삶은 밤10시와 휴일에는 셧다운(shut down) 하고 있다.

인뇌협은 활동지원기관이다. 우리 기관은 한 달 평균 18,000시간을 사용한다. 인뇌협의 현체계에서 근로기준법 최저임금을 준수하려면 1시간 700원 정도를 적자를 봐야 한다. 이것을 1년으로 환산하면 1억5천만원 정도이다.

즉 정부의 법을 성실히 지키려면 기관 입장에서는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현행 수가체계로는 정부의 법을 지킬 수 없는 것이 사실이고, 아니면 누군가의 삶을 착취해야만 가능할까 말까 하는 구조다. 이게 대한민국이 정부에서 하는 작태다.

하여 정부의 활동지원제도 수가 동결은 반인권적일뿐더러, 비양심적이다. 그들이 조금이나마 인권감수성 있거나, 양심적이라고 한다면 최소한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것에 비례하여 수가를 인상해야 할 것이다.

오늘 정부의 활동지원제도 수가 동결 방침은 중증장애인의 삶을 동결시키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최소한 삶을 박살 낼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중증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정부는 예산타령을 하겠지만, 하루 하루를 버티면서 살아가야하는 중증장애인에게는 ‘돈’이 아닌 생명이다.

우리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중증장애인의 삶을 돌아보기를 바란다. 만약 이대로 수가가 동결된다고 한다면, 정부는 장애계와 한바탕 전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죽음밖에 남아있지 않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16년 08월 26일

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에이블뉴스는 각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명과 논평, 기자회견문, 의견서 등을 원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재를 원하시는 곳은 에이블뉴스에 성명, 논평 등의 원문을 이메일(ablenews@ablenews.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