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4일) 부산 기장군의 단독주택에서 다운증후군 자녀를 돌보던 김모씨(49세)가 자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되었다. 김모씨는 유서에서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고 싶은데 너무 힘들다. 살 희망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달 2일 자신의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A씨(38세,여)도 대구지검에 구속 기소됐다.

경찰 공무원인 김모씨는 방 두 칸짜리 월세 방에서 생활했지만, 정기적인 월 소득이 보장된 경찰 공무원 이였다. 그런데 김모씨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김모씨는 안정된 직장과 그에 맞는 소득이 있었고, 자녀도 특수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밤 시간에만 자녀를 돌보면 되지 않았느냐는 반문을 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는 소득수준에 맞춰져있다. 그리고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달리 장애를 대비한 개인적 기여 부분은 사회적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보험으로 도입이 실패하였다. 그렇다면, 국가나 사회가 장애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장애아동 등 장애자녀를 위한 돌봄 서비스는 지역사회 중심의 이용시설인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등과 거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거주시설로 구분 할 수 있다.

김모씨의 경우 다운증후군 자녀가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용시설의 기능과 유사하기 때문에 낮 동안의 복지서비스로는 김모씨 가정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비수급자인 김모씨의 자녀가 거주서비스를 받는 것도 우리나라의 현실상황에서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장애 자녀가 지역사회 돌봄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여건이 맞지 않다면 거주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협회에 하루에도 수십 건의 시설이용 문의 전화가 걸려오지만, 답변은 “시군구청으로 문의하셔야 합니다.” 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협회는 회원시설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는 거주시설에 대한 정보는 전무할 뿐만 아니라 시설 이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법적근거도 예산도 없기 때문이다.

관련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협회가 2015년 459개 장애인거주시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거주시설 이용자22,548명 가운데 김모씨와 같은 비수급권자(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법상)로서 실비를 부담하고 거주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전체 이용장애인의 17.3%에 해당되는 3,900명이며, 거주시설 이용 대기자 현황을 보면 수급권자는 2,435명, 비수급권자는 2,204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복지부 지침(장애인복지시설사업안내)에 의하면 실비이용 비율을 현원 30%로 제한하고 있어 일부 장애인거주시설의 경우, 시설 정원 대비해서 여유 공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수급권자인 실비이용자들은 추가로 시설이용이 제한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거주시설을 이용하려고 하여도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이용정보가 없어 장애인당사자나 부모의 경우, 시설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라 막막한 현실이다.

장애인복지법제 57조3항, 4항에 따르면 장애인복지실시기관인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장애인의 선택권 보장,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시설 이용에 대한 정보제공,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 제도적인 어떠한 노력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모든 국민에 대한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은 건물과 화재 등과 같은 사고 뿐만아니라 복지사각지대에 해당되는 장애인 돌봄 부분도 포함되어야 한다. 국가는 더 이상 장애인 가족에 대한 돌봄의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책적 지원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이에 우리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장애인거주시설의 돌봄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으로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해소할 것이며, 그리고 장애인 자녀에 대한 가족 돌봄의 대안적 방안으로 정부의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장기적 로드맵 마련의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또한 장애인 자녀 돌봄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아래와 같은 요구 사항을 정부가 즉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국가는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에 대한 정보제공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하라

하나, 국가는 장애인거주시설 실비이용 제한 비율을 폐지하라

하나, 국가는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강구하라

2016. 4. 5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에이블뉴스는 각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명과 논평, 기자회견문, 의견서 등을 원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재를 원하시는 곳은 에이블뉴스에 성명, 논평 등의 원문을 이메일(ablenews@ablenews.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