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은 UN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10여년 전 중증의 여성 뇌병변장애인이었던 최옥란열사가 명동성당에서 생계급여 현실화를 요구하며, 수급권 투쟁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2014년 현재 장애인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광화문역에서는 800일이 넘게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던 장애등급제 폐지와 가난한 이들을 가난의 굴레에 계속 가두어버리는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고, 매서운 추위가 시작된 12월 1일 교통약자편의증진법에도 나와있는 시외버스도 저상버스를 도입한다는 법을 지키라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도 고속버스를 타고 싶다고, 고속버스를 점거하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특수교육보조원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특수교육지도사라는 수직적 명칭을 사용할 것을 이야기하는 토론장에서 장애아동이 화장실에 있는 사진을 보여주고, 장애아동을 위험한 존재, 더러운 존재로 표현하는 등 장애인권을 심각하게 침해아여, 민주노총위원장이 장애부모들에게 사과를 하는 초유에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평등을 이야기하는 노동계 조차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나 인권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며, 아울러 특수교사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정부의 마구잡이식 비정규직 일자리 만들기도 주요한 원인인데, 피해 당사자들 간의 계층갈등이 일어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얼마 전 베트남에서는 APDF 컨퍼런스가 있었고, 베트남정부는 이때를 맞추어 UN장애인권리협약 및 선택의정서를 유보조항 없이 비준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도 선택의정서와 25조 e항의 보험가입조항에 대한 비준을 유보하고 있다.

지난 제네바에서 있었던 국가이행보고에서는 여러 가지, 특히 의료적기준이 강하게 적용되고 있는 장애등급제폐지 등의 권고를 받았다고 한다. 정부가 장애인권의 개선에 의지가 있기는 한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많은 중증의 뇌병변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은 장애복지사각지대에 내몰려 있어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의사소통지원서비스의 부재, 중증뇌병변장애인의 전환기 활동센터 등의 부재는 이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고, 장애인권 및 자립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시급히 이에 대한 지원을 하여 장애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여야 할 것인다.

2014년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날 대한민국의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체감온도는 -18도 정도이다. 이들을 따뜻하게 해줄 연탄같은 존재와 그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소식이 필요하다.

2014년 12월 3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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