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9일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된다. 45개국 13,0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소통과 화합, 배려의 대회를 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9월 16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둘러본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모습은 소통과 화합, 배려의 대회가 아닌 불통과 배제, 차별의 대회가 되지 않을지 심히 우려스러웠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아시안 게임 주경기장에 대한 홍보영상에서 “장애인 관람석 534석은 장애인과 노약자를 고려하여 회전식 휠체어석과 동반자석을 함께 배치하고 추후 장애인아시아 경기대회에도 대비한다.”며 자랑을 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BF(Barrier-free)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아 무장애 공간을 구현했다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이날 주경기장을 직접 점검한 장애인 당사자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휠체어석 양 옆에 설치된 회적식 동반자석의 간격이 너무 비좁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현저히 불편했기 때문이다.

회전식 동반자석이 접혀있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동반자석을 펼치면 의자가 휠체어석 공간을 좁히는 구조로 설치되어있어 문제가 되었다.

점검 결과 휠체어석 옆의 동반자석 하나를 펼칠 경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불과 87cm에 불과했다. 이는 휠체어 한 대가 간식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휠체어를 돌려 나오는 것이 불가능했다.

더 큰 문제는 양쪽의 동반자석 두 개를 모두 펼칠 경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57cm로 줄어 동반자석 두 개를 모두 사용할 경우 휠체어가 비집고 들어가는 것 조차 불가능했다.

이 같은 문제는 그간 언론 등에서 수 차례 지적해 온 문제였음에도 인천시와 조직위 측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왔고 개막식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않은 상태였다.

또한 우리가 놀란 것은 개막식을 앞두고 장애인석 일부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중계용 방송장비와 테이블 등을 설치한 광경이었다. 이는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은 장애인아시안게임 기간에는 장애인 육상종목의 경기장으로 사용되게 되어있다.

육상선수들이 사용할 샤워실을 점검한 결과 샤워시설은 잘 설치된 반면 장애인 선수들이 샤워 중 이용할 장애인 화장실이 샤워실 내에 설치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대신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휠체어 이용자께서는 샤워실 밖 복도에 위치한 장애인전용 화장실을 이용해 주세요.’라는 이용안내판 하나가 설치되어 있었을 뿐이다.

결국 샤워 중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휠체어 이용자는 샤워하다 말고 몸을 말린 후 옷을 입고 휠체어를 이용해 복도에 위치한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한 후 다시 샤워실로 이동해 하던 샤워를 다시 해야하는 큰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구조였다.

무장애 공간을 구현했다는 홍보와는 큰 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이대로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판이었다.

인천장차연의 점검 결과 주경기장 뿐아니라 다른 경기장 곳곳에서도 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거나 미흡한 부분이 많이 발견 되었다.

‘소통과 화합, 배려의 대회’라는 대회 목표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에겐 ‘불통과 배제, 차별의 대회’라는 비난을 들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인천시와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더 이상 장애인들의 편의시설 개선 요구를 묵살하지 말고 무장애환경 구현이라는 취지에 맞는 편의시설 개선을 조속히 실시하라.

만약 이번에도 장애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한다면 우리는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진정 등 더 강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장애인을 차별한 후진적 대회로 아시아인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길 바라며 다시 한번 조속한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4년 09월 17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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