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에게 장애인은 불쌍하거나, 별 도움 되지 않는 존재! "도움 안 되는 것은 피차 마찬가지!”

지난 5월 15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서울시장후보 장애인정책 공약화 요구 기자회견에서의 무례한 발언과 경솔한 행동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와 진심어린 반성을 요구한다!

“선거 시기에 여기에서 이러시는 거 도움이 안 됩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정몽준 후보 선거본부측의 공식적 발언이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여기에서’ ‘이러는 것’이란 바로 5월 15일 오후2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여의도에 소재한 정몽준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7대 요구안을 발표하고, 정 후보에게 질의 및 면담요청서를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말한다.

즉, 정 후보 사무실 앞에서 요구안을 발표하고 질의서를 전달하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귀담아 듣지 않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번 서울시장선거에서 장애인권리보장정책을 공약화하기 위해 전국 3대 공통요구안(이동권-탈시설-발달장애인지원)에, 네 가지 추가 요구안을 더해 총 7대 요구안(‘이동권, 탈시설, 주거정책, 자립생활, 교육권, 발달장애인지원, 의사소통 지원’)을 발표하고 이를 각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수용할 것을 제안, 질의하며, 공약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질의하는 첫 번 째 자리였던 5월 15일, 정몽준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 선본을 대표해 나온 행정실장은 질의 및 면담요청서가 담겨있는 봉투를 건네받고, “수고들 하신다. 그러나 선거 시기에 여기에서 이러시는 거 도움이 안 됩니다.”라는 답변만을 남긴 채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순간 귀를 의심하였으나, 이후 참가자들과 기자들의 확인 결과, 행정실장의 발언은 정확하게 “선거 시기에 여기에서 이러시는 거 도움이 안 됩니다.”였다. 뭐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인가? 선거기간은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정책과 공약을 연구하며 시정의 비젼을 밝히는 기간이다.

선거기간에 조차 시민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안 된다면, 당선 이후에는 도대체 어떻게 하려는 것인가?

선거본부를 대표해서 질의서를 받으러 나온 ‘행정실장’이라는 사람이 기자회견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어이없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정후보가 장애인을 생각하는 전체적 기조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3월 16일, 한 언론(뉴시스)에서는 정후보가 명동 거리에 있던 장애인에게 만원을 건네며 격려했다는 기사를 짤막하게 다루고 있다.

이것은 또 무엇을 보여주는가? 정 후보는 장애인을 그저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돈 만원 쥐어주면 그냥 그렇게 살아가도 되는 것이 그에게 장애인이란 존재인가?

이번 사건과 함께 견주어 볼 때, 정후보 측에서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장애인은 불쌍하니까 도와주고, 자신에게 필요한 존재이지만,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이야기하는 장애인은 도움이 안 되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장애인을 불쌍하게 여길 때는 한없이 불쌍하게 여기며 관심을 보이지만, 다른 한편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장애인들은 그냥 무시해버리는 태도를 명확히 확인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정 후보의 약속을 누가 믿겠는가? 정후보가 말하는 그 ‘시민’에 장애인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장애인들이 서울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실 우리가 제안한 7가지 요구안 내용이 모두 갖추어져도 모자란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선적으로 7대 요구안을 공약으로 받아들이기를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애인을 단지 여러 가지 요구를 하는 ‘별 도움 안 되는’ 사람으로 취급하며, 경솔한 태도로 선거사무실 앞까지 찾아온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서울시장 후보로서는 절대 취해서는 안 될 태도와 발언이었다.

장애인을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로 생각하는 시장 후보는, 우리에게도 피차 도움이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선거 본부에 5월 15일 행정실장의 무례한 발언과 경솔한 태도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

만약,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사과와 반성이 없다면, 정 후보와 선거 본부가 사과와 반성을 할 때까지 더 이상 글과 말이 아닌 이에 합당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

2014년 5월 16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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