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최옥란열사가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 열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법의 허구성을 폭로하며, 그 법이 제자리를 찾아 더 이상 죽어가는 이들이 없어야 한다고 추운 겨울 노숙농성을 시작하였었다.

하지만 결국 그 어려운 삶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그 억울한 삶을 마감하였다.

중증뇌병변장애여성으로 노점상을 하다 의료비 때문에 수급권을 선택하였고 아들을 자신이 키우고 싶어 돈을 빌려 통장에 넣었다가 이것이 재산으로 잡혀 수급권에서 탈락을 하게 될 위기에 처해있던, 한 달 수급액이 너무 적어 수급액을 복지부장관에게 반납하고 수급액 현실화를 요구했던 그녀였다.

13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우리 앞에 또 다시

1. 2/25 제주 동부 70대 노인 파출소서 자살 기도

회사에서 해고통보 후 파출소를 찾아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등에 대한 상담을 하던 중 신병을 비관해 음독자살 기도

2. 2/25 강원 영월 30대 모텔에서 투신

변변치 않은 직업에 생활고를 겪어오다 최근 개업한 가게마저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를 비관

3. 2/26 서울 송파구 세 모녀 동반자살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유서 발견

12년 전 남편이 암으로 숨진 뒤 신산의 생활을 이어온 듯하다 딸은 지병이 있거나 신용불량자여서 성인이라고는 해도 자립할 수 없는 형편

어머니 홀로 식당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갔으나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그마저 할 수 없게 되자 절망한 것 같다는 게 경찰의 추정

4. 2/26 강원 참척 30대 모텔에서 자살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유서 남김

3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취업문이 쉽게 열리지 않자 이를 비관

5. 2/27 강원 삼척 50대 여성 자살

“평소 아내가 우울증과 신병으로 비관해 왔다"는 남편의 말

6. 3/1 서울 마포 60대 노인 자살

간암을 앓고 있었음

집주인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편지와 함께 현금을 남긴 채 자살

새 도로명 주소 도입으로 주소지 파악 못해 구청에서 제대로 돌보지 못함

7. 3/2 경기 동두천 모자 동반자살

‘미안하다'는 등의 글씨가 적힌 세금 고지서 발견

남편에게 변변한 벌이가 없어 세금을 제때 못 내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고 우울증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8. 3/2 서울 강서 부부 동반자살

딸에게 남긴 유서 발견, “먼저 가서 미안하다. 다음 생애에도 부모와 자식으로 태어나 행복하게 살자"

택시 기사로 일하며 생활비 벌었으나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는 등 건강이 나빠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9. 3/3 경기 광주 가족 3명 동반자살

전 부인을 사별하고 현 부인과 재혼, 현 부인이 집을 나감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아들과 딸 중 딸이 지체장애를 앓는 것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0. 3/4 서울 성북 생활고 비관 70대 노인 자살

건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해 옴, 부인은 1일부터 일을 하느라 귀가하지 않음

11. 3/9 서울 강남 90대 노모와 살던 60대 자살

지병에 생활고까지 겹쳐 몇 년 동안 직장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대장암과 위장병, 고혈압, 우울증까지 앓았음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를 받아왔지만, 최근 자녀가 모두 취업해 돈을 벌면서 지원이 다 끊겼다는 말을 하며 힘들어함

강남구는 기초생활수급이 지속되고 있었다고 보도자료를 냄

12. 3/9 서울 강남 연예인 우봉식 생활고 비관 자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로 일해 옴

13. 3/12 전북 익산 일가족 3명 동반자살 시도: 1명 사망, 1명 중태

“살기 힘들다, 화장해 달라" 유서 발견

남편과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최근 별거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 실패에 따른 경제난과 이혼 문제로 고민하다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4. 3/12 광주 서구 40대 여성 자살 시도

동거남의 진술에 따라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

15. 3/13 광주 북구 발달장애 일가족 3명 동반자살

노트 4장 분량의 유서 발견, “아들이 발달장애로 아빠 엄마도 알아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더 힘들 것 같다"

16. 3/20 경남 창원 40대 수급비 삭감에 분신자살 시도

의 모습으로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

과연 이것이 비정상의 정상화가 맞는 것인가? 가난한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것이 비정상의 정상화라면 그래서 결국은 가난한 사람들을 죽이기 위한 굿판이라면 이제 그 굿판을 걷어치워야 한다.

적어도 상식선에서 비정상이 정상화가 되어야 한다. 한달에 임대수입이 400만원이 넘는 이가 이것이 세금이 잡히면 건강보험료를 포함해 한달에 40만원이 넘는 세금을 내게 돼서 맨붕상태가 됐다고 이야기하는 비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사기 친 재벌의 하루 노역이 5억이라는 재판결과에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데, 법무부장관이 이에 대해 ‘검토 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비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가난하고, 장애를 가져 지금은 힘들어도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한 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주는 그런 정상적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적어도 국민기초보장법의 악법 조항인 부양의무제와 반인권적인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여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것은 아닐는지...

13주기 최옥란열사는 우리에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한다.

정상을 위해 비정상사회를 바꾸라고

2014. 3. 25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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