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겨울 ‘경남 함안’. 자기 방에서 얼어죽은 한 중증장애인의 비참한 죽음을 기억하는가. 활동보조제도가 있었다면 그렇게 죽지 않고, 지금 우리 곁에 있을 지도 모른다.

활동보조제도는 장애인들의 분노와 처절한 투쟁으로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지극히 작은 수의 중증장애인들에게만 제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2009년에 와서 약150억이 삭감되는 현실에 처했다. 우리들이 폭우 속에 노숙을 하고, 폭염 속에 집회를 하고, 폭력에 얼굴과 몸과 휠체어가 부서지면서 만들어낸 2009년 활동보조예산이, 관료들과 정치인들의 행정논리로 163억원이나 삭감되었다.

2008년도 당시 ‘신규사업의 자연증가분’으로 452억이 증액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예산은 모자라 일정인원 외에는 신청조차 받지 않는 실정이다. 헌데 안홍준은 지난 해의 자연증가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345억’을 결정해놓고는 46%나 증액된 거라며 자신의 공로로 치장하기 여념이 없다.

안홍준은 제5정책조정위원장이다. 자신의 말대로 끝까지 반대하였다면, 위원장이 끝까지 반대하였다면 감히 150억 삭감이 결정될 수 없다. 이미 안홍준은 당정협의를 통해 150억 삭감에 대한 타협을 한 것이고, 이에 동의하였기 때문에 당정협의에서 삭감이 결정난 것이다.

그래놓고도 장애인들의 현실에 대해 보건복지위 간사로서 위로하는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채, 345억이 자신의 능력으로 증액되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19일. 안홍준 의원 사무실을 점거했던 3명의 장애인을 끌어내는 과정에 대해 안홍준은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사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강화유리문을 망치같은 도구로 깨고 들어와 3명(장애여성2명, 장애남성1명)의 장애인을 휠체어와 분리하여 들어내었다. 그런데도 <여경 동원해서 4,50여명이 안전하게 하기 위해 동원되었다>고 하면서 우리가 “사복경찰관들 또 우리 당원, 당직자가 동원됐다”고 억지부린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실제로, 사복을 입고 들어온 남자들에게 누구냐고 묻는 장애인들을 향해, “당원이다”라고 그들이 대답했고, 그 중의 많은 사람들이 사복경찰이었다. 사무실 점거까지 인정한 우리가 이 따위 일로 뭣하러 거짓말 하겠는가.

그런데도 안홍준은 자신의 과오를 숨기기 위해 경찰을 옹호, 국민 앞에 공식적인 자리인 국정감사장에서 거짓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또한 안홍준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장애인들이 (쓰레기통에)대소변을 처리한 문제를 기분나쁘다는 듯 국정감사자리에서 언급하였다. 안홍준 사무실 화장실에는 장애인화장실은 두고라도, 양변기가 아닌 재래식변기 밖에 없어 중증장애인은 도저히 혼자 볼일을 볼 수 없는 상태였다. 국회의원사무실 화장실이 그 모양인 것(장애인이 이용하지 못하는 시설인 상태)도 부끄러운 것인데, 경찰을 동원하여 출입을 막으면서 활동보조인조차 들어가지 못하게 막은 데다가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사무실 밖으로 나온 장애인을 경찰을 동원해 끌어내었으며, 음료수를 준다고 유인해 경증장애인마저 끌어내었다. 결국 남은 3명의 중증장애인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 중증장애인들을 밀어넣고도, 단지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소변을 처리한 문제만을 언급한다는 것은 보건복지가족위 간사로서의 자격이 없다할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활동보조가 없다는 것은 보장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점을 알리기 위해 휠체어없이 거리를 ‘기어서 행진한 우리의 처절한 노력’에 대해 안홍준은 마치 우리를 조롱하기라도 하는 듯, ‘기는 시늉’까지 해가며 우리를 단지 교통을 막은 범죄자로 전락시켰다.

안홍준측은 지난 9월 20일에도 보도자료에서 “(장애인단체가) 각서를 주지 않으면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 하고 있다... 각서를 쓰라는 것은 상식의 선을 벗어난 행위라 생각한다.”라는 거짓보도를 한 적이 있다. 이에 우리는 각서가 아닌, <답변서>를 요구하였음을 증거와 함께 반박하자, 각서니 하는 말은 더 이상 않더니 이제 와서는 ‘자신에게 서명을 해달라’한다며 오버하고 있다.

정확히, 우리는 안홍준 국회의원 공식문서(공문)로서의 답변을 요구하였다. 다만 안홍준 의원의 입장을 고려해 공문을 줄 수 없다면 서명한 비공식 문서라도 받겠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안홍준 의원의 입장을 고려해, <본의원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간사와 한나라당 제5정책조정위원장으로서, 상임위 발언이나 다양한 회의 등을 통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추가문구까지 기재하는 것을 인정하였다.

안홍준은 이렇게 국회의원 입장을 고려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전 국민 앞에 조롱하듯, 국정감사장에서 자신만을 옹호하기 위한 거짓발언에다가, 가슴에 한 어린 모욕을 상기라도 시켜주듯 ‘우리의 기어가는 모습을 스스로 재현’했다.

안홍준. 보건복지가족위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한심하기 그지없다. 많은 유권자가 뽑아올린 국회의원, 공인으로서의 양심도 없고, 포용심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일 수 있는가.

현재 우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5여일이 넘도록 안홍준 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활동보조가 필요한 이 땅의 많은 중증장애인들을 위해서 말이다.

제대로 된 보건복지위 국회의원이라면, 적어도 이런 우리에게 돌을 던져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활동보조예산삭감을 막아낼 것이며, 안홍준의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

- 한나라당과 안홍준의원은 활동보조 예산안을 삭감없이 반영하라!

- 허위사실 유포도 모자라 국정감사장에서 장애인을 비방한 안홍준의원은 즉각 사과하라!

- 활동보조는 생존권이다. 예산을 대폭 확대하여 생활시간을 보장하라!

2008년 10월 10일

사)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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