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넘게 파행을 거듭해 온 18대 국회가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노컷뉴스

지난 한 주간도 잘 보내셨나요? 반갑습니다. 이번 주는 휴가를 떠난 소장섭 기자를 대신해 주원희 기자가 한 주간의 소식을 정리해드립니다.

먼저 국회 소식입니다. 80일 넘게 파행을 거듭해 온 18대 국회가 드디어 원 구성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26일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 18명을 선출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원 구성 협상이 최종 타결까지 무려 82일이나 걸린 것이니,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것입니다.

오랜 시간 소모적인 싸움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던 만큼 이제는 심기일전하여 새롭게 거듭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만약 또 다시 주도권을 잡기위한 정치 싸움에만 몰두한다면 민심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국회는 앞으로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다음달 1일 개원하는 정기국회에서는 추가경정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고, 방치됐던 각종 민생법안들도 하루 속히 심의해야 합니다. 또한 10월경 열릴 예정인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움직임 속에서 18대 국회에 거는 장애인계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바로 8명의 장애인 국회의원들 때문인데요. 기대가 큰 만큼 의원들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장애인국회의원들은 어느 상임위에서 활동하게 될까요? 위원회 배정 결과를 살펴보니 예상대로 장애인의원들의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쏠림현상이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18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의원은 총 24명인데, 이중 7명이 장애인의원입니다.

보건복지가족위 24명 중 7명이 장애인

다음은 18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의원 명단입니다.

* 한나라당: 박근혜, 심재철, 안홍준, 신상진, 강명순, 손숙미, 원희목, 유일호, 유재중, 윤석용, 이에주, 이정선, 임두성, 정미경 의원(총 15명)

* 민주당: 송영길, 백원우, 양승조, 박은수, 최영희, 전현희, 전혜숙 의원(총 7명)

*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위원장)

*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배치된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을 제외하고, 한나라당 심재철, 이정선, 임두성, 윤석용 의원, 민주당 박은수 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 등 장애인의원 7명 모두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됐습니다.

지난 17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2명의 장애인의원이 활동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인원입니다. 한 위원회에 집중적으로 쏠려 있다 보니 ‘과잉 대표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아니라 장애인위원회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물론 장애인을 대표해 국회로 진출했기 때문에 장애인 현안이 주로 다뤄지는 복지위를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습니다. 또 장애인의원들을 통해 보다 많은 장애인 관련 법안들이 나올 수 있고, 심의과정에서도 협의를 이끌어내기 수월하다는 측면에서 순기능적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7명이나 되는 의원들이 모두 한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더 많습니다. 여러 사람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비슷한 법안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 문제를 이끌어내고 이슈화시키는 것이 장애인계 전체를 위해 이득이 된다는 것이죠.

장애인의 문제는 비단 ‘복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교육, 문화·체육, 노동 등 굉장히 포괄적이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져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복지위 뿐만 아니라 환경노동위원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에서 장애인 문제가 활발히 다뤄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장애인 국회의원들이 각 위원회에 골고루 배치돼 각 분야에서 활약 등을 하게 된다면 장애인 정책이 어느 때보다 진일보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쪼록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는 당을 초월해 힘을 합하겠다던 처음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18대 국회에서 활동하는 8명의 장애인 국회의원들. ⓒ에이블뉴스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장애인 선수단은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장애인올림픽까지 이어가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29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컨벤션센터에서 결단식을 갖고 필승의지를 다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우리 선수들을 격려했습니다. 한 총리는 “개막식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할 것이며, 모든 국민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여러분을 응원할 것”이라며 “크고 작은 장애를 극복하고 국가대표로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라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우리 선수들이 언론과 기업의 과도한 관심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장애인올림픽은 언제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에게도 좀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정부가 장애인올림픽과 선수단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아주길 기대하겠습니다.

이번 장애인올림픽은 9월 6일부터 17일까지 총 12일 동안 대회가 진행됩니다. 우리나라는 양궁, 육상 등 13개 종목에 78명의 선수가 출전하게 됩니다. 금메달 13개 획득, 종합 14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홈 어드벤테이지를 등에 업은 중국의 기세에 눌리지 말고 당당히 싸워주기를 기대합니다.

오는 31일 수영 및 육상선수단이 베이징 현지로 떠나는 것을 필두로 9월 1일 본진, 9월 3일 탁구선수단, 5일 유도선수단이 결전의 장소로 출발합니다. 본지에서는 맹혜령 기자가 베이징으로 현지취재를 떠나 열전의 현장을 생생히 보도해 드릴 예정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혼신을 다하는 모습을 보신다면 올림픽 못지않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징 하늘에 태극기 드높일 것”

29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회 베이징장애인선수단 결단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선수단의 모습.ⓒ에이블뉴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얘기만 더 해보겠습니다. 지난 28일 105개 장애인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연금법제정공동투쟁단이 그동안 준비해온 ‘장애인연금법률안’을 공개했습니다. 장애인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법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18세 이상의 장애인에게 최저임금 월환산액의 4분의 1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공투단은 월 25만원을 적정선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증장애인은 중증장애인의 50%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계가 만든 ‘장애인연금법안’ 공개

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장애인연금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의 모습. ⓒ에이블뉴스

이날 공청회에서 정부와 장애인계는 연금지급액, 대상기준, 연금의 용어 등을 두고 이견을 보였습니다. 장애인계에서는 경증장애인까지 포함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정부 측에서는 중증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입니다. 연금액은 장애인계는 최소 25만원을 주장했지만, 정부 측은 8만원 수준인 기초노령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정부 측에서도 장애인연금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장애수당이 있기 때문에 장애인연금을 도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던 기존의 입장에서는 한발 전진한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계의 의견을 수렴해 현재 정부가 구상중인 법안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하니 기대가 생깁니다. 장애인계의 합의와 적극적 의견개진이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장애인연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합니다. 또한 정당들도 때만 되면 너나할 것 없이 장애인연금을 공약으로 제시해왔습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논의선상에 올랐다가 결국 무산돼 실망을 안겼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반듯이 관철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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