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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생활 지원정책에 돈 좀 쓰세요

시설에는 2,423억원, 자립생활센터에는 9억원

시설종사자 1만1,310명…장애인은 3만396명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5-10 16:02:55
자립생활 활동가들이 투쟁을 벌여도 정부는 자립생활 지원정책을 수립하는데는 거의 돈을 쓰지 않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자립생활 활동가들이 투쟁을 벌여도 정부는 자립생활 지원정책을 수립하는데는 거의 돈을 쓰지 않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뉴스 주간브리핑은 단순히 지난 한주의 뉴스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와 뉴스를 엮어드리는 코너입니다. 지난주 주간브리핑 때 돈(고용장려금) 얘기를 조금 했었는데, 이번에도 돈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시설에서 사는 장애인은 얼마나 될까요? 보건복지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2006년 12월말 현재 생활시설, 공동생활가정, 단기보호시설 등 거주서비스를 제공하는 1,074개의 시설에서 총 3만396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습니다. 추정 장애인인구의 1.41%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투입된 정부보조금은 2,423억원이었고, 이는 전체 장애인복지시설에 지급되는 액수의 절반이 넘는 51.8%에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주서비스 시설 종사자는 1만1,310명으로 전체 장애인복지시설 종사자의 62.8%에 해당하는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생활시설 장애인 1인당 생계비 명목으로 12만5,000원을, 인건비·관리비 등을 포함한 시설운영비 명목으로 1,410만6,000원을 지원했습니다. 이는 기능보강사업비는 제외한 통계입니다.

시설장애인 1인당 연간 1,400여만원 투입

복지부, 장애인시설 소규모화 추진

“장애인시설 전반적 혁신 시급했다”

서울시의 경우 기능보강사업비까지 합한 통계가 있습니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나은화 의원은 지난해 11월 19일 시정질의를 통해서 오세훈 시장에게 이렇게 지적했었습니다.

"2007년도 서울시의 등록장애인이 약 33만여 명이 됩니다. 그중에 생활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약 3,300명 정도, 즉 1%에 해당하는 인원인데 이 1%의 시설장애인을 위해서 516억 원 정도가 예산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1인당 소요예산이 약 1,585만 원이고요. 여기에 시설에 대한 기능보강 비용을 더하면 1인당 약 1,820만 원이라는 상당한 숫자가 나옵니다.

만약 장애인 1인당 연간 1,820만 원의 수입이 있다면 장애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을 감안하더라도 생활하기에 크게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1,820만 원이 시설을 짓거나 유지하는 데 쓰이고 장애인을 돌볼 사람을 고용하는 데 대부분 쓰여지고 있습니다."



“장애인시설 예산 지원 동결하라”

오세훈 시장 “나 의원 제안 반영 검토”

"자유롭게 사는 거, 시설에선 못해요"

이는 우리나라의 시설정책이 비용적인 측면만 놓고 보더라도 얼마나 비합리적인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는 통계입니다. 자립생활 활동가들을 일찍부터 이러한 주장을 해왔지만 이상하게 정책적으로 반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에이블뉴스가 마련한 장애인주거권 토론회에서 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소장의 발언입니다.

"또 하나는 권리문제를 떠나서 비용적 측면에서 주거 문제를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시설에 사는 비용이 적게 드나? 아니면 자립생활하는 비용이 적게 드나? 30~40년 전부터 자립생활방향으로 정책방향을 틀었던 각 국가들에서 비용에 대한 분석이 있다. 결론은 자립생활이 더 싸다는 것이다.

눈물버전으로 말을 하자면 장애아 부모들은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시설로 보낸다고 말한다. 지역적 대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시립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1인당 투여예산을 조사했더니, 연간 1,800만원이었다. 그러면 장애아 부모들에게 다시 물어보자. '어머니, 일 년에 1,800만원 드릴 테니 아이를 데리고 살겠습니까? 시설에 보내시겠습니까?' 부모라면 당연히 아이를 시설에 보내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장애인거주시설로

서울시청 앞에서 들어선 탈시설 마을. 서울시가 1년에 시설장애인 1인당 투입하는 예산은 1,800만원이 넘는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시청 앞에서 들어선 탈시설 마을. 서울시가 1년에 시설장애인 1인당 투입하는 예산은 1,800만원이 넘는다. ⓒ에이블뉴스
서울시청 앞에서 지난 3월 25일부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의 지적을 들어봅니다.

"서울시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위해 98억의 예산을 들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98억의 예산이면 비리시설에서 살아가는 중증장애인들이 시설을 나와 지역사회에서 자립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거대책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일회성 행사에 100억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하는 서울시는 시설 비리 척결과 탈 시설을 주장하며 노숙농성을 진행하는 우리의 요구는 외면한 채 치적 쌓기에만 여념이 없다."

‘Hi 서울’ 속 탈시설 만들기 축제?

그렇습니다. 장애인당사자들이 줄기차게 얘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의 문제는 바로 예산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예산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예산이 잘못 쓰이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뒤늦게 간파한 정부는 시설정책에 변화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에 맞춰 내놓은 보건복지가족부의 정책을 소개하면, 일단 내년부터 장애인생활시설의 신축규모가 30인 이하로 제한됩니다. 기존의 대규모시설은 2013년까지 30인 이내의 소규모시설로 전환해야합니다. 또한 올해 12월 안으로 생활시설, 공동생활가정, 단기보호시설을 장애인거주시설로 재편하기 위해 장애인복지법 개정이 추진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장애인당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시설 밖에 있는 99%의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활동보조인서비스는 자립생활정책의 일부일 뿐입니다. 큰 틀의 자립생활정책을 만들어야하는 시기입니다. 이미 장애인복지법에는 하나의 장으로 반영해놓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자립생활 지원정책은 왜 안 만드나”

최근 에이블뉴스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주거정책입니다. 당장 시설에서 나오거나, 집에서 독립하려면 잠잘 곳이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시설내 인권침해나 비리문제가 외부로 드러나서, 시설이 폐쇄가 되면 그곳에서 살던 장애인들은 지역사회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설로 옮겨지게 됩니다.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된 것입니다.

에이블뉴스는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장애인당사자들이 해답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수기 모집을 했고, 현재 연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수기를 보내온 장애인당사자들 중에는 시설에서 탈출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대출을 받거나 가족들이나 동료들에게 도움을 얻어야했지만, 결국 자립생활에 성공한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시설에서 탈출한 그녀의 자립생활

“12평 아파트 장만이 가장 보람 있었어요”

“내 집 마련,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시설에서 나와 결혼하고 집도 구했죠”

“이제 벌써 자립생활 3년차입니다”

우리 가족이 아담한 보금자리 찾기까지

영구임대아파트 얻으려 나홀로 월세방에

“독립하고 나니 이제야 어른된 듯”

자립생활에 성공한 장애인당사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들의 자립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적극 결합해서 지원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에이블뉴스가 찾은 하나의 대안은 바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입니다.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에이블뉴스에 보내온 동영상에는 자립생활을 실천하기 위한 전 과정이 들어있었습니다. 주거권 문제를 파고드는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기간을 무주택 기간으로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하며 투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에게 임대아파트 우선권을 주기 위한 제도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장애여성공감 부설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은 장애여성들이 보다 안전한 주택에서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장애여성을 위한 주택 개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서울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는 지적장애인의 자립생활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자립생활체험홈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동영상

주거권 파고드는 마포자립생활센터

지적장애인 자립생활체험홈 이용자 모집

장애여성을 위한 소규모 주택 개조사업

원희룡 의원 "탈시설화 주거대책 특례"

“시설에서 나오면 임대아파트 우선권”

이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투입되는 정부보조금은 얼마나 될까요? 20개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비용이 총 9억원입니다. 앞서서 지난해 시설예산이 2,423억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정말 비교가 됩니다. 이제 돈의 흐름을 바꾸어야합니다.

자립생활센터 시범사업기관 추가 선정

에이블뉴스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기 집을 갖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내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 대안이 법률에 반영되고, 제도화될 수 있도록 뛰겠습니다. 즐거운 연휴 되기시 바랍니다.
지난 3월 25일부터 석암재단이 운영하는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소속 장애인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탈시설 정책 마련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3월 25일부터 석암재단이 운영하는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소속 장애인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탈시설 정책 마련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소장섭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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