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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겐 너무 분한 노동절 연휴

고용장려금 또 축소…6급은 의무고용제 제외

근로지원인 등 고용 인프라 구축에는 무관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5-03 00:24:01
정부가 지난 2003년에 이어 장애인고용장려금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정부가 지난 2003년에 이어 장애인고용장려금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난 5월 1일 제118주년 노동절에 경향신문에 노동절 당일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 닷새를 쉬는 근로자들을 소개하면서 '노동절에 쉴 수 있는 노동자는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을 던지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기사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에게는 ‘유쾌한 휴일’이지만 840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150만명의 해외이주노동자들에게는 노동을 착취당하는 많은 날 중의 하루일 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비정규직 '서러운 노동절'(경향신문 5월 1일자 보도)

이날 에이블뉴스서도 장애인의 노동권과 관련한 기사 하나를 실었습니다. 서울 구로동 갈릴리교회에서 장애인복지발전대안연대가 기자회견을 열어서 중증장애인의 노동권 확보와 고용 유지를 위해 근로지원인서비스를 반드시 제도화해야한다고 촉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근로지원인서비스 법제화 미룰 수 없다”

그렇습니다. 중증장애인에게 노동절은 꿀맛같은 휴일도 아니고,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을 부러워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일하는 노동 착취의 날도 아니었습니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해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열어야하는 날이었습니다.

노동절 다음 날인 2일 오후 에이블뉴스는 장애인 노동권과 관련한 또 다른 기사를 실었습니다. 노동부가 7월 통과를 목표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장애인고용장려금 축소 방안이 포함됐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노동부가 장애인고용장려금의 지급단가 및 지급기간을 축소하고, 장애인의무고용 대상에서 6급 장애인은 제외하는 방향으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장애인계의 강한 반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뉴스가 입수한 노동부 장애인고용과의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일부개정법률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노동부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급하고 있는 ‘장애인고용장려금’을 고용기간, 장애정도, 성별 등을 고려해 지급단가 및 지급기간을 차등 지급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30만원의 고용장려금을 받고 있는 경증남성장애인에게 이 조항을 적용할 경우 1년까지는 30만원, 3년까지는 20만원, 5년까지는 10만원으로 점차 축소된다는 것이 노동부 자료에 제시된 설명이다.

입사 초기에는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고용장려금이 지원되나 고용기간이 길어질수록 고용장려금은 줄어드는 셈이다. 노동부에서는 ‘차등지급’이라고 표현했지만, 결국은 2003년에 이어 고용장려금이 또 한 번 축소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에이블뉴스 5월 2일자)


또 장애인고용장려금 축소 추진

[원문]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안 요약본

물론 노동부는 개정안 설명자료에서 '장려금 축소'가 아니라 '장려금 차등 지급'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고용기간, 장애정도, 성별 등을 고려해서 장려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결국 핵심은 장려금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노동부 자료 원문의 이 표현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노동부 고시로 제정 예시: 1년 경증남섬 30만원, 3년 20만원, 5년 10만원

더욱 가관인 것은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의 고갈을 막기위한 것이 장려금 축소의 배경이라는 것입니다.

○장애인 고용장려금은 '99년 58억 규모에서 '00년 장려금 단가 인상으로 '02년 916억으로 증가, '04년 단가 인하로 '06년 899억원으로 규모 감소

○다른 장려금과는 달리 장애인고용장려금은 지급기간의 제한이 없어 기금재정구조 취약

-장애인 고용률이 증가하면 장려금 지출이 증가하여 장애인 고용이 확대되면 될 수록 기금의 고갈은 불가피

○기업의 장려금 의존도를 감소시키고, 신규고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장려금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바람직


지난 2003년 장애인고용장려금이 축소됐을 때, 장애인단체에서는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을 점검하고 시위를 벌였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2003년 장애인고용장려금이 축소됐을 때, 장애인단체에서는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을 점검하고 시위를 벌였다. ⓒ에이블뉴스
잠깐 장려금이 뭔지 잘 모르시는 독자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면,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해주고, 고용을 유인하기 위해 2%를 초과해 고용한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현금이 바로 장려금입니다.

장려금의 재원은 바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라는 것인데, 이 기금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사업주들이 내는 고용부담금으로 조성됩니다. 고용부담금은 1인당 월 50만원으로, 의무적으로 10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야하는 사업주가 10명을 모두 고용하지 않았다면 1년동안 총 6천만원을 내야합니다.

이렇게 돈을 걷어서 정부는 고용장려금을 지급하는 한편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도 운영하고, 각종 장애인고용촉진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출연하는 돈이 있긴 있는데, 정말 쥐꼬리만한 수준입니다.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 고용부담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장애인고용이 확대돼서 부담금을 내야하는 기업이 줄어들면 장애인고용촉진기금도 줄어들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 많아지려면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이 줄어서 고용부담금이 많이 걷혀야하는 것인데요. 말도 안된다고 말하시겠지만, 이게 바로 지난 2003년 장려금 축소사건의 전말이었습니다.

정부는 장려금을 축소했고,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의 고갈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방금 노동부 자료를 그대로 올려드렸듯이 이번에도 정부는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의 고갈을 막기 위해서 또 장려금을 축소한다는 것입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정부는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을 살리기 위해서 장려금을 줄이고, 장려금이 줄어들어서 장애인 고용을 축소되면 고용부담금을 내는 기업들이 많아져서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 불어나는 정책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인고용촉진기금 고갈의 원인을 장려금에서 찾고 있는 것인데, 이는 오판입니다. 장려금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장애인고용이 늘고 있다는 것이어서 오히려 좋은 것입니다.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 줄어드는 것도 고용부담금이 덜 걷히는 것이어서 오히려 좋은 것입니다.

문제는 정부 출연금입니다. 다른 정부 기금들이 정부에서 출연되거나 확실한 재원을 갖고 있지만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은 그렇지 못합니다. 해답은 간단합니다. 정부출연금을 대폭 늘리거나 다른 재원을 마련해야하는 것입니다. 애초부터 이렇게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 출발했어야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시겠지만 더 충격적인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장애인고용촉진 제도의 핵심은 바로 의무고용제도입니다. 50인 이상 기업은 직원의 2%를 장애인으로 고용해야한다는 것인데요. 지난 1990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의 결과를 살펴봤더니, 2%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을 뿐더러 중증장애인 고용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고안해낸 것이 6급 장애인은 의무고용대상에서 빼는 등 보다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 위주로 고용의무제를 다시 짜겠다는 것입니다. 경증장애인 상당수는 경쟁고용으로 입사해 고용의무제가 없었더라도 고용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말입니다. 이번 자료에 효과 분석까지 해놓았는데, 부담금은 증가하고 장려금은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부담금 증가 및 장려금 감소 효과

-'06년 기준 대비 부담금 631억원 증가(32.6% 증가)

-'06년 기준 대비 장려금 352억원 감소(45.1% 감소)


노동부는 6급 장애인이 의무고용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이들이 일자리는 잃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 부담금은 더 걷을 수 있고, 장려금 지출은 줄일 수 있겠다면서 좋다고 합니다. 참 단순하고 무식합니다.

중증장애인들의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효과 분석이 나와야하는 것 아닌가요? 6급 장애인을 제외하는 취지가 중증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요? 아마 노동부는 그동안 6급 장애인들이 중증장애인들이 일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의무고용제도를 1, 2급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면 중증장애인 고용이 대폭 확대되겠군요.

중증장애인 고용이 저조했던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보조공학기기의 지원이나 근로지원인서비스의 지원이 전무한 것이 매우 큰 원인일 것입니다. 바로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 구축을 말하는 것입니다.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없이 법률로 장애인 고용 쿼터만 정한다고 고용이 확대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이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주간브리핑은 독자 여러분들이 뉴스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취지로 매주 작성되고 있습니다. 이번 브리핑으로 인해서 독자 여러분들의 노동절 연휴가 편안치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억울하고 분하고 답답해서 말입니다. 댓글 달기를 통해서 스트레스 팍팍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소 기자는 물러갑니다.

장애인계는 장애인고용장려금 축소이후 위축된 장애인고용 현실을 알리려 설문조사,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활동을 했지만, 정부는 다시 장애인고용장려금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계는 장애인고용장려금 축소이후 위축된 장애인고용 현실을 알리려 설문조사,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활동을 했지만, 정부는 다시 장애인고용장려금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소장섭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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