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덕 감독의 '섹스 볼란티어 :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 포스터. ⓒ아침해놀이

에이블뉴스는 조경덕(37) 감독의 영화 <섹스 볼란티어: 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에 대한 3가지 버전의 리뷰를 연재했습니다. 박인아, 장경민, 정가영 기자 순으로 리뷰가 보도됐고, 조경덕 감독의 인터뷰도 올렸습니다. 연재 기사에 대해 애독자 여러분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기사 제목에 대해서 너무 선정적이 아니냐는 비판도, 장애인의 성 문제와 관련한 진지한 고민이 담긴 댓글도 모두 감사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애독자 여러분들은 영화를 보실 수 없는 관계로 토론의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작사인 아침해놀이는 현재 공동체 상영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 토론의 장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디 공동체 상영이 현실화돼서 보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곳곳에서 장애인의 성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우선 영화 예고편을 올려봅니다.

장애인 성 문제에 대한 대안 찾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섹스서비스, 섹스돌봄이, 섹스 자원봉사 등 다양한 형태의 대안들이 제시가 됐고, 그 때마다 뜨거운 논란이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담론 속에서 우리가 분명히 놓치지 말아야할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은 생활 속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성이라는 것은 독립된 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장애인의 왜곡된 성은 바로 장애인의 왜곡된 삶의 결과입니다. 제대로 먹을 수도 없고, 배울 수도 없고, 일할 수도 없고, 사귈 수도 없고, 결혼할 수도 없는 삶이 바로 우리 사회 중증장애인들의 삶입니다. 당연히 성 문제도 제대로 풀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 왜곡의 결과가 바로 섹스 볼란티어로 나타나고 있는 듯 합니다.

당연히 자원봉사 혹은 자원활동으로 장애인의 성 문제를 풀 수 있는게 아니란 것입니다. 잘못 채운 단추는 다시 풀 수밖에 없습니다. 풀지 않고는 제대로 단추를 채울 수 없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욕구만을 해결하는 방식의 장애인의 성 문제를 절대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갈 길이 멀어보이더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가는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물론 중증장애인이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할 것입니다. 지금 현장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생존권, 이동권, 교육권 운동, 쑥쑥 성장해가고 있는 자립생활 운동이 바로 열쇠라고 봅니다. 중증장애인들이 주체가 되어 가다보면 장애인의 성 문제도 해결의 열쇠를 찾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장애인의 성 문제 해결이 가장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장애인 성 문제에 대한 글이 더 필요합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이 생각하시고 있는 대안들,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 등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진지하고 생산적인 토론이 에이블뉴스를 통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몇분 이미 기고를 보내주시기로 약속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은 것만은 사실인데요.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습니다. 현 정부가 펼치고 있는 장애인정책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서 개국 10주년을 맞은 KBS 3라디오와 에이블뉴스를 공동기획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는 무려 장애인의 91%가 장애인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우 불만족’이라는 답변이 50.6%, ‘다소 불만족’이라는 답변이 40.7%로 뒤를 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어려움’(48%)으로 조사됐고, ‘취업의 어려움’(20.3%), ‘이동의 어려움’(10.7%), ‘장애인에 대한 편견’(7.7%), ‘불편한 생활환경’(7.4%), ‘의료비 과다지출’(3%)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현존하는 정부 정책 중에서 확대 지원이 필요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장애수당’이라는 응답이 43.1%로 가장 많았고, 앞으로 시행할 필요성이 있거나 강화해야할 정책으로는 ‘기초 장애 연금’이라는 응답이 39.5%로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장애인 복지 예산 중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역시 ‘기초장애연금’으로 무려 57.3%가 이 응답을 선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의 권익 신장을 위해서 앞으로 제·개정이 필요한 법안이나 강화해야할 제도로는 31.8%가 ‘장애인 주거지원 제도’를 꼽았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세 이상 장애인 69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보다 자세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는 계속해서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 장애인들이 참 오랫동안 기다린 제도가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했습니다. 바로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돕는 '근로지원인제도'입니다. 노동부는 올해 총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장애인근로자 150명을 대상으로 근로지원인제도를 실시합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연차별로 3차례 시범사업이 진행됐고, 현장에서 수많은 장애인당사자들과 관련 단체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아직 법적으로 명문화하는 작업이 완료되지 못했는데요. 곽정숙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에이블뉴스는 근로지원인제도가 장애인들이 원하는 대로 정착이 될 수 있도록 추가 보도를 할 계획입니다. 일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아무런 차별없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 점검이 필요할 것입니다. 서비스 내용도 적절하게 짜여진 것인지 살펴봐야할 것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애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