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라는 닉네임으로 유명인이 된 한빛예술단 소속 김지호 군의 공연 모습. ⓒ한빛예술단

이번 주 온 국민의 집중을 받은 장애인들을 몇몇 있었습니다. 먼저 지난 5월 2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감동적인 노래를 불러 2PM 닉쿤을 비롯한 출연진을 울리고,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한빛맹학교 빛소리중창단이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중창단의 중심인 김지호군은 특출한 실력 덕에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에이블뉴스는 김지호군을 직접 만나 음악을 향한 열정을 취재해 보도했는데요. 이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소개되고 수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한때 에이블뉴스 서버가 다운되는 소동을 겪어야 했습니다. 김지호군은 블루오션이라는 그룹으로 가수를 데뷔한다고 합니다. 김지호군의 도전이 성공하고, 많은 이들이 그의 노래를 통해 감동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한빛예술단을 소개하는 기사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올해로 창단 7년째를 맞는 한빛예술단은 장애인예술단 중에서 성공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데요. 이 예술단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비결은 오로지 꾸준한 연습이었습니다. 점자악보를 통째로 외우는 열정이 빚어낸 성공의 열매는 정말 값지고 의미있는 것입니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 이냐시오 성당에서 고 장영희 서강대 영미어문 영어문화학부 교수의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박종태

서강대 영어문화학부 장영희 교수의 별세 소식은 온 국민의 눈물을 적시게 했습니다. 고인은 생후 1살 때 소아마비로 1급 지체장애인이 됐는데, 서강대 영문과를 거쳐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영미문학자이자 수필가로 활동했습니다.

장애인이 제대로 공부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실력 있는 교수의 지위까지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생전 그의 표현을 빌려오면 "목숨 걸고 공부"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고인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있었습니다. 2001년 유방암 선고를 받은 뒤 갖은 치료 끝에 병을 이겨냈지만 2004년 척추에서 암이 재발한 것입니다.

고인의 삶은 병마와 싸우느라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후학양성은 물론 교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등에 앞장서는 등 장애인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큰 노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고통 속에서 희망을 피워낸 장영희 교수. 우리는 결국 그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전 국민의 관심을 받은 또 다른 장애인은 바로 '로봇다리' 김세진군입니다. 15일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전국민에게 소개된 세진군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진군은 현재 국가대표 수영선수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도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장애인을 힘들게 하는 사회의 환경 때문입니다. 방송에 따르면 세진군이 수영장에 들어가자 손님들이 환불을 요구해 세진군의 엄마는 수영비를 환불해주고, 수영장 주인에게 물 값까지 요구받는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세진군의 소원 중의 하나가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20세.단국대) 선수와 만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방송 출연을 통해서 그 소원을 이루게 됐습니다. 박태환 선수가 김세진군에게 수영지도를 하는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세진군은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겠다는 포부로 열심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가슴으로 세진군을 나은 엄마 양정숙씨는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세진군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장애인수영 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세진군과 그의 엄마 양정숙씨. ⓒMBC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물론 한 인간의 열정적 삶의 모습은 감동적인 것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는 사회환경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열정에만 감동받고 사회환경을 바꾸지 않는 것은 장애인들에게 수퍼맨과 원더우먼이 되라고 강요하고 있는 꼴입니다.

내주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중앙회장 선거를 치릅니다. 지체장애인은 전체 장애인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전국 최대 조직을 자랑하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그 이름에 걸맞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장애인계가 이번 선거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새로운 지도자가 새로운 지장협을 만들기를 바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지장협의 변화는 곧 장애인계의 변화입니다. 새로운 지도자는 장애인들을 힘들게 만드는 환경을 개선하는데 힘을 쏟아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에게 철인이 되라고 강요하는 사회를 바꿔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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