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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투자하는 방법 모르는 MB정부

장애인의 이동과 자립에 돈 써야 진짜 예산절감

민간기업 돈으로 벌인 장애인고용정책 실패 당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2-20 10:35:01
<b>비상 깜빡이</b> 장애인들이 켜놓은 비상깜빡이가 보이지 않습니까? 정부와 사회를 향해 보내는, 자립을 위한 메시지를 이해 못하시겠나요?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비상 깜빡이 장애인들이 켜놓은 비상깜빡이가 보이지 않습니까? 정부와 사회를 향해 보내는, 자립을 위한 메시지를 이해 못하시겠나요? ⓒ에이블뉴스
유류선택권을 제한당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정부의 정책상 LPG를 차량 연료로 쓰고 있는 장애인들은 그동안 LPG연료 세금인상분에 대해 감면을 받아왔으나 이제 1년 후면 더 이상 감면을 받을 수 없습니다. LPG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휘발유나 경유와 더 이상 가격 차이가 없어진 현재, 장애인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욱 커집니다.

여기에다 복지부의 무책임한 행정은 장애인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습니다. 2007년 1월부터 장애인차량용 LPG 세금 인상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4~6급 장애인들에게 지원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LPG지원금을 지급하는 행정실수를 범하고, 1년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 환급통보를 내린 것입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차량 면세유 도입을 위한 공동투쟁단을 지난 12월 7일 꾸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12월 1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광화문 열린공원까지 장애인차량 면세유 보장을 촉구하는 차량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쟁취', '투쟁'이 적힌 깃발을 부착한 300여대(주최측 추산)의 장애인차량은 비상 깜박이를 켜고 서울시민들에게 장애인들의 절박한 현실을 알렸습니다.

장애인계를 잘 모르는 저의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줬다가 다시 뺐어갈텐데 장애인들에게 주기라도하지 왜 주지도 않는 것이냐"고 말입니다. 장애인정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장애인에게 너무 인색한 정부가 이해가 되지 않는가 봅니다.

에이블뉴스는 이번 주 2009년도 장애인예산 소식을 자세하게 전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쪽은 장애인정보화예산입니다.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위한 통신중계서비스 예산을 대폭 줄이고, 정보통신기기를 장애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기 위한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 예산도 상당부분 삭감해 버렸습니다.

황당한 것은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 예산마저 삭감해버렸다는 것입니다.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약속해놓고도, 다시 연구용역을 진행하라고 4억원만을 편성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추진단까지 꾸려 연구를 진행해놓고, 또 다시 1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라는 것은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일이자 예산 낭비입니다.

장애인고용 예산을 보면, 장애인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기가 막힌지 말이 안나옵니다. 언제까지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아서 거둬들이고 있는 부담금으로 정부사업을 진행하려는 것일까요? 2009년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 운용 규모가 3,844억원이 됩니다. 이중 200억원 만이 장애인고용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국고입니다.

이 비정상적인 예산 구조를 개혁하지 않는 이상, 정부의 장애인고용정책을 장애인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장애인고용이 늘어나 장려금 지출이 확대되고, 부담금이 줄어들자 정부 관료들과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부담금을 더 많이 걷어들이는 방안을 기금고갈의 대책이라고 짜냈습니다. 장애인고용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기금을 유지하려면, 부담금 수입이 늘어나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현 상황이 계속돼야하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국고가 투입돼야합니다. 장애인생활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이 장애인정책의 기본이 돼야합니다. 장애인 자립생활정책은 활동보조서비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활동보조서비스 사업을 현장에서 펼치고 있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전달체계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전체 예산은 일개 복지관 하나보다도 못한 수준입니다. 9억원에서 3억원이 늘어난 12억원이 전국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투입되는 예산의 전부입니다. 이 예산은 다시 20개 센터로 쪼개집니다. 이왕 장애인복지법 안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집어넣은 이상, 전달체계로서 똑바로 인정을 해야할 것입니다.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나오려는 장애인들을 위해 자립정착금을 신설하려는 시도는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1인당 500만원씩 1천명에게 자립정착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국회 복지위에서 세워졌지만, 예결위에서 한 푼도 없이 삭감되고 말았습니다. '시설 밖으로, 지역사회 안으로' 입만 열면 터져나오는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지 않습니까?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쓰는 예산은 향후 예산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시설에 투입되는 엄청난 예산이 줄어들 것이고,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직업을 갖고 살아가게 되면 세수확보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투자를 해야할 때입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방향을 틀었는데, 왜 우리만 거꾸로 가려는 것입니까?

최근 장애인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12월에만 수차례의 토론회와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정답은 이미 나와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정치인과 공무원이 나쁠 뿐입니다. 단 한 시간만이라도 좋으니 에이블뉴스에 올라오는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시기 바랍니다.

소장섭 기자 (sojjang@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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