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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설에서 살고 싶은가요?

복지부 장애인부서 공무원들은 뭐하고 있나

탈시설→자립생활 지원 로드맵이 필요한 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0-11 15:16:57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이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탈시설, 자립생활 정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이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탈시설, 자립생활 정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안녕하세요. 매주 주간브리핑을 쓰는 소장섭 기자 인사드립니다. 새로운 에이블뉴스에 잘 적응하고 계신가요? 우선 에이블뉴스 개편에 축하인사를 전해주신 많은 애독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에이블뉴스 개편은 진행 중입니다. 하나둘씩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이 좋은 의견을 주시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곳저곳 많이 참여해보시고 귀중한 의견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칭찬보다는 지적을 더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생활시설, 도마 위에 오르다

이번 주 최대 이슈는 무엇이었을까요? 조회 수나 댓글 수, 성명서가 발표된 숫자로 살펴봤을 때 단연 장애인생활시설 인권침해 논란이 최대 이슈였습니다.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의 국감 질의는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정선 의원이 공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사망한 장애인은 1,119명에 이릅니다. 이중 18세 미만은 18.8%에 해당하는 210명, 18세 이상은 81.2%에 해당하는 909명이었습니다.

특히 이 의원은 18세 미만 장애아동의 사망률은 일반 아동의 사망률의 24배에 이르는 수치라며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도 일반 가정의 아이처럼 행복한 삶 누려야 하는 것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실제 생활시설에서 살고 있는 장애여성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보여 줬는데요. 이 여성은 밖에도 못나가게 하니까 답답해서 칼로 손목을 자르려다 들켰다는 증언, 남자 선생님이 자신에게 키스를 했다는 증언, 다리뼈가 부러졌는데 바로 병원에 안가고 2~3일 정도 있다가 병원에 데리고 갔다는 증언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대해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비디오로 보여준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고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전국의 314개 시설에 대해 얼마만큼 조사될지 모르겠으나 전수조사를 해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장애인계 뜨거운 반응, 토론이 시작되다

한국DPI, 장애인인권센터, 장애여성네트워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 주요 장애인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어 시설 내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중단하고, 지역사회에서 자립 생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습니다.

반면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장애와 사망이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이정선 의원의 주장에 논리적 허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부 시설의 인권침해 사례를 부각시켜 전체 종사자의 사기를 꺾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발끈한 장애인인권센터와 장애여성네트워크는 “시설 자체가 반 인권적이며, 인간의 기본적 자유권,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수용시설을 묵인, 방조하고 나아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정부, 시민사회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이슈가 내주에는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새로운 성명서나 의견서가 나와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질 지, 정부측에서 이번 장애인계의 논란을 잘 살펴서 정책 개선으로까지 이어낼 지 주목이 되는 것입니다.

자립생활 지원정책 로드맵 만들어야

지난해 장애인복지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자립생활의 지원’(제4장)이 새로운 장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후속대책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로드맵이 만들어지는 등 이행방안이 나와야 하는데, 관계당국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리 시설에 대한 투쟁은 격해지고 있고, 시설에서 나오고자 하는 장애인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시설 밖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관계당국이 힘을 쓰고 있지 않아 답답함만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보건복지가족부 실무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법이 개정되고, 사회적 공감대까지 형성되고 있는데 주무부서인 복지부의 장애인관련부서 공무원들은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가 떠밀려서 일을 하게 되겠지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0일부터 장애인생활시설 등 사회복지시설 이용자 권익보호를 위한 의견 공모를 시작했습니다. 시설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본격적으로 의견을 받아봐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정리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장애인계에서 그렇게나 많이 시설내 장애인의 인권보장책을 요구하고, 지역사회내 자립생활 지원정책을 요구했어도 복지부 담당부서에서는 장애인들의 의견수렴을 해본 적이 있었나요? 매년 해오던 사업만 잘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시설 생활인의 인터뷰. 시설 선생님이 키스를 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시설 생활인의 인터뷰. 시설 선생님이 키스를 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김양원 국가인권위원 반인권적 행적 논란

김양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의 반인권적 행적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김 목사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되고자 비례대표 신청했다가 떨어지고, 한나라당 당적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9월 10일 임용 전후로 말이 많았습니다.

위클리경향은 김 목사의 과거 행적을 집중 파헤쳤고, 시설 비리, 불임 및 낙태 강요 등에 깊게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위클리경향의 보도는 일파만파로 퍼졌고, 인권단체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내주 월요일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 김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위클리경향이 보도한 김 목사의 반인권적 행적을 살펴보면 거의 모두 시설 운영과 관련한 것입니다. 위클리경향은 직접 감사원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김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던 신망애복지재단 등에 대한 2000년, 2005년 감사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이 감사결과에 따르면 김 목사는 시설 운영과 확충과 관련된 횡령 비리에 연루돼서 신망애복지재단 이사장 자리를 내놓게 됐습니다. 위클리경향은 시설 생활인에 대한 강제 불임과 낙태에도 관여했다는 증언도 전했습니다. 인권침해와 비리운영에 연루되어 있는 시설장 출신 인권위원이 시설내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당신은 시설에서 살기 원하시는 건가요?

“시설을 허물고 새로운 장애인정책을 마련하라”는, “시설수용 정책에서 탈피해 지역사회 자립생활 정책으로 전환하라”는 장애인단체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단순한 구호로 들리나요? 장애 여부를 떠나서 시설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시설위주 복지정책을 지속하고자 한다면, 바로 당신부터 당장 시설로 이사 가시기 바랍니다. 그 누구도 시설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댓글 열전]장애인시설 인권침해 논란, 어떻게 보시나요?

소장섭 기자 (sojjang@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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