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만능주의 불식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이만영 한국장애인부모회장. ⓒ에이블뉴스

10월의 첫째 주 주간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장애인스키 실업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일 하이원리조트 장애인스키팀이 창단식을 가졌는데요. 장애인선수들, 월급 받으며 운동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하는데 장애인 선수들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겠네요.

다음 부터는 아쉽게도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장애인계는 유난히 데모가 많습니다. 데모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국가와 사회, 언론이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요? 에이블뉴스와 같은 장애인전문 언론이 생겨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말이죠.

"우리사회에는 공공기관을 상대로 일할 때 '데모를 하면 안 될 일도 되고, 데모를 안 하면 될 일도 안 된다'고 하는 믿음이 보편화 된지 오래됐으며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가두시위, 불법점거농성, 기자회견 등을 이벤트 사업으로 치밀하게 기획하는 데모 전문가도 있으며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데모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모 전문가도 있다."

지난 월요일(9월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제24회 전국장애인부모대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이만영 장애인부모회장은 장애인계의 데모 만능주의를 불식시키자고 주장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특정 장애인단체들을 겨냥한 듯한 이날 발언을 두고, 현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 등 굵직굵직한 장애인관련 법률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애인계의 끈질긴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만영 회장의 발언은 그동안의 장애인들의 투쟁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서 '적절하지 못했다'라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날 아침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장애인부모 50여명은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면담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였으며, 서울시교육청과의 합의를 이루기전까지 노숙농성을 벌이기로 결의했습니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이유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장애인교육예산을 6%(서울시 교육예산 대비)까지 확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2009년도 장애인교육예산을 올해에 비해 20% 삭감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거가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자신이 했던 말을 뒤집는 후안무치를 보여준 공정택 교육감입니다. 장애인부모들의 농성이 과연 불법적 절차를 통한 요구일까요? 절대 그렇게 이야기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온 국민이 지켜본 선거에서 공약한 것을 손바닥 뒤집든 뒤집어 버리는 교육감에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계속 맡겨야될까요?

안마사 사태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잠실철교 위에 가스통을 들고 올라가 불을 당길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었습니다. 불법 안마행위는 독버섯처럼 퍼지더니 국가시험에 의해 제도화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당국은 불법안마에 대한 단속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시각장애인 안마를 육성하고자하는 대책도 전혀 내놓치 않고 있습니다.

이 지경까지 오다보니 건물 옥상에 올라가 투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화요일(9월 30일) 새벽 대한안마사협회 인천지부 사무국장 홍종선씨의 투신 소식은 장애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습니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안마사들의 자살 기도가 이어지지나 않을 지 걱정일 뿐입니다.

물론 이만영 회장은 "데모 만능주의 풍토의 조성에는 정치·사회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으나 공직자들의 업무태도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데모만능주의의 원인을 공직자들의 업무태도에서 찾았지만, 앞서 "가두시위, 불법점거농성, 기자회견 등을 이벤트 사업으로 치밀하게 기획하는 데모 전문가도 있으며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데모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모 전문가도 있다"고 발언한 부분은 되레 정치적 의도가 느껴질 뿐입니다.

장애인계에는 불법이 만연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불법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바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이 제도가 시작된지 20년이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도록 아직도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기업의 의도는 과연 무엇입니까?

노동부는 지난 2일자로 장애인을 전혀 고용하지 않은 공공기관 23개사와 상시 300인 이상 민간기업 65개사의 명단을 노동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매년 계속되는 명단 공개입니다. 과연 언제쯤이나 정부와 기업이 2%에 불과한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킬 수 있게 될까요?

드디어 새로운 에이블뉴스가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다들 구경 잘 하셨나요? 구경만 하지 마시고, 장애인전문 포탈사이트로 거듭난 에이블뉴스에 여러분들이 알맹이를 채워주시기 바랍니다. 지식짱, 블로그, 동영상, 사이트 등 새롭게 선보이는 서비스들을 꼼꼼히 살펴보시고 개선방향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부응하는 언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시 다짐해 봅니다.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부모들이 2일 오전에는 공정택교육감 면담을 촉구하는 총력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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