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본인부담금이 올라가고, 서비스 대상 축소를 위한 장애등급 재심사를 거부하기 위해서 장애인들이 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에이블뉴스

2009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에이블뉴스도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메일링서비스인 에이블위클리와 에이블스피드를 선보였는데 많은 독자분들께서 좋은 반응을 보내주셨습니다. 매주 장애인계 흐름을 정리하는 주간브리핑에 좋은 반응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이렇게 올해 마지막 주간브리핑을 쓰고 있는데요. 돌이켜보면 주간브리핑에서는 좋은 소식을 많이 다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장애인계에는 좋은 소식이 없었던 한 해였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은 없겠지만, 첫 주간브리핑에는 현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 조직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하는 장애인들과 인권단체들의 농성 소식을 담았습니다. 당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담당하는 주무부서가 축소된다는 것에 대해 장애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간브리핑에는 기초장애연금, 활동보조서비스, 자립생활정착금, 여성장애인출산장려금의 예산이 한나라당에 의해서 대폭 삭감됐다는 소식을 실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기초장애연금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는 소식은 장애인들에게 큰 충격이 되고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예산을 증액시키려 장애인들이 노력한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대로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장애인 240만명 중 30만명 정도만이 기초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정된 기초장애연금법안에 따라 시설생활인이 기초급여를 수령하게 되면 정부가 계획한 연금대상인 32만여명에서 대상 축소가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10명 중 채 2명도 장애연금을 받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노인이 10명 중 7명이 기초노령연금을 수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입니다.

장애인 여러분들은 ‘과연 나도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의 대부분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계산을 해보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복지위에서 수정한대로 3,185억원 수준이 유지됐다고 하더라고 절망적인데, 그 절반도 되지 않은 1,519억원 수준으로 기초장애연금 예산이 한나라당에 의해서 처리된 것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국회 속기록을 낱낱이 공개해서 사태의 진실을 모든 국민이 바로 알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국회의원들이 장애인예산 증액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혹시 예산 삭감을 주도하지는 않았는지 찾아볼 것입니다.

자립생활정착금과 여성장애인출산장려금과 관련한 사업은 아예 시작도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올해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던 활동보조서비스는 내년에도 예산이 부족해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 뻔한데요. 이 사태를 막기 위해서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은 본인부담금을 인상하고, 장애등급 재심사를 통해서 대상자를 줄이겠다는 것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안상수 전 원내대표, 윤석용 의원 등이 철석같이 약속했던 장애인차량 LPG연료 세금인상분 지원사업은 166억원만이 증액됐는데, 이 예산으로는 계속해서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힘듭니다.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저소득 1급 장애인 일부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것조차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장애인단체들이 화합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권인희)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채종걸), 한국여성장애인연합(상임대표 장명숙) 등 주요 장애인단체들은 오는 1월 8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역 앞 타임스퀘어 5층 아모리스홀에서 2010년 장애인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합니다. 이 신년인사회가 장애인계 주요 현안에서 장애인들이 힘을 뭉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초장애연금 사태에 대한 돌파구도 장애인단체간 화합과 연대를 통해서 찾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이블뉴스가 주간브리핑을 통해 강조했던 것은 상식과 약속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과 연관된 문제와 관련해서 유난히 비상식적인 일이 빈번하고, 장애인들과의 약속에 대해서 정치인들은 유난히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을 깨기 위한 에이블뉴스의 노력은 내년에도 계속된다는 점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상식은 통해야하고, 약속은 지켜져야합니다. 이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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