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이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의 모습을 보면서 참 씁쓸한 생각이 든다. 부산에 살지만 부산이라도 서부산쪽이고 같은 모임을 하는 분들이 모두 김해쪽에 사시는 분들이라서 김해를 더 많이 이용하는 한사람으로서 체육센터가 생긴다는 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

김해는 장유신도시를 비롯하여 주공이나 임대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고 또 그곳에는 장애인들이 아주 많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주변에 척수장애인친구들도 특히 김해지역에 많이 살고 있으며 부산에 있던 친구들도 부산의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김해나 장유지역의 임대아파트로 이사를 한 친구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김해에 거주하고 있는 척수장애인친구들은 수영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창원에 있는 수영장까지 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지역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체육센터가 건립된다는 것은 정말 기다렸던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체육센터가 장애인이용이 어렵다는 시설이라는 사실은 아주 아쉽고 화가 나기까지 한다. 그렇게 거대한 체육센터 건립이 또 있고 또 있을 수 있는 사업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단지 계단을 경사로로 고쳐 만들기만 하더라도 모든 휠체어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을 할 수 있을텐데 김해시는 “계단 밑에 구조물이 있어 어렵다”는 답변만으로 지나쳐버리기에는 너무 안일한 태도인 것 같다.

김해시는 얼마나 많은 예산을 들여서 하는 사업에 장애인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내용과 마찬가지이다. “서울 정립회관을 모델로 삼아 공사를 했으며 휠체어를 타고 와서 계단 앞에서는 엉덩이로 움직이면서 계단으로 내려가도록 설치한 것”이라는 답변에 정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정립회관이 지어진지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생각도 안하고 지금은 2009년이다. 세월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이때에 예전에 지어진 건물을 모델로 삼았다는 것은 어이가 없었다. 서울까지 갈 것 없이 가까운 부산한마음체육센터 수영장은 둘러보지도 않았나보다.

또 엉덩이로 기어서 들어가라는 것은 장애인의 특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휠체어 장애인 중에서 특히 척수손상장애인들의 경우는 엉덩이에 조금의 긁힘이 있어도 그것이 욕창으로 이어져 병원치료를 받아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휠체어에 앉는 것도 욕창방지 방석 등으로 보호를 해야하는데도 이렇게 안이하게 엉덩이로 기어서 물속으로 들어가라는 식의 답변은 사회복지를 행하는 행정담당자로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국민이다. 그런데 국민체육센터마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이 시설을 만들어 놓고 모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라고 하는 국민체육센터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못할 것이다.

“차라리 비장애인만 오십시오. 비장애인체육센터입니다. 장애인은 그냥 집에 있으시지요” 라고 체육센터 앞에 현수막을 부치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은 에이블뉴스 독자 이현미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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