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푸른장애인독립생활센터 대표 조윤경씨의 여는 발언. ⓒ조윤경

우리나라는 먹을거리에 대해서 매우 민감한 나라입니다. 먹을거리에 민감하다는 것은 자극적인 맛을 추구하거나 아무거나 먹지 않고 건강을 우선시 하는 자신한테 맞는 먹을거리를 추구 한다는 의미이고요.

건강이란 아프지 않는 것을 뜻하는데 과연 잘 먹기만 하면 건강할까요. 건강을 위해서는 자연을 느끼며 햇살을 받고, 바깥의 공기도 마셔야하고, 마음에 맞는 친구도 있어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아플 때면 병원에 갈 수 있는 이동(교통)권이 필요합니다. 편안하게 이동을 해야 인간으로써의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지금 세계적 추세는 유니버설 디자인입니다. 이는 건강한 사람과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 등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지요. 건강한 삶을 위해 지금 사회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은 공공 편의시설의 안전성입니다.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우리 삶에 반드시 갖춰야할 필수 조건인데 우리가(특히 중증의 장애인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우리나라는 너무나 장애물이 많습니다.

서울 도봉구에도 이동(교통)약자에게 엄청난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도봉경찰서에서 이마트 쪽으로 건너가려면 목숨을 걸고 차도로 뛰어들어 달리는 차와 같이 넘어가야 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2배의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돌아서 가야합니다. 3분이면 충분히 이동할 거리를 2배 이상의 시간낭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같은 도봉구 내에서 목숨을 걸고 이동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철저히 사람들 특히 교통약자들의 편의를 배제한 차량 중심 설계입니다.

6월 17일 도봉구청 앞에서 ‘도봉구 1만명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거리 캠페인,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사회는 노원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한석준 활동가가 맡아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여는 발언을 맡은 도봉푸른장애인독립생활센터 대표인 저는 "노원구와 인접해있는 도봉구는 노원에 비해 복지가 한참 낙후되어 있다며 등록 장애인만 1만여명이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데 도봉구청은 전반적 복지는 물론 이동과 편의시설에 대해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구청의 소극적인 자세에 아쉬움을 표명했습니다.

이어진 연대발언에서 노원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오성환 대표는 "도봉도 노원처럼 장애인과 교통약자에 대해 인식을 가져달라"고 촉구했고,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홍구 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도 "국민과 구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이 보장되는 사회가 복지사회"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노동당 도봉구위원장 성지윤 위원장은 "도봉구에 유모차를 운전하는 아기 엄마들 중심으로만 지하차도의 위험성을 생각해왔으나 앞으로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 중심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도봉자립생활센터 김남석 소장과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안건형 팀장(도봉구 거주자)이 "출퇴근 할 때마다, 지역 내에서 이동할 때마다 힘들고 어려움을 느낀다"며 도봉구 내의 이동권의 한계를 이야기 했습니다.

이에 도봉구청과 도봉경찰에서는 캠페인 시작 전 ‘2012년에 민간역사가 들어서면 자동으로 길이 뚫린다, 기다려 달라’고 했으나 기자회견에서 이를 규탄하는 발언이 이어진 후에 "도로과와 협의하겠다, 구의원이 발의 중이니 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우리가 우리 권리를 알려내지 않으면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와 나의 당연한 권리를 쟁취해 나가겠습니다. 장애인 차별 철폐!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홍구 소장(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의 연대발언. ⓒ조윤경

민주노동당 도봉구위원회 성지윤 위원장의 연대발언. ⓒ조윤경

사회를 맡은 한석준 활동가. 집회 사회자 데뷰 무대. ⓒ조윤경

도봉구 장애인 이동 안전성 확보를 위한 거리캠페인에 쓰인 플래카드. ⓒ조윤경

*이 글은 도봉푸른장애인독립생활센터 대표 조윤경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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