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0시간의 교육을 받고 활동보조인 자격을 획득하였다. 모바일 프로그래머였던 내가 장애인활동보조인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년 전에 알게 된 형이 소개를 해줬기 때문이다.
1급 장애인으로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형은 항상 활동보조인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내용은 이렇다. "활동 보조인은 정말 필요한데, 나에게 할당된 시간은 참 적다.", "남자 활동 보조인은 정말 찾기 어렵다. 금전적인 이유로 많이 그만둔다.", "활동 보조인을 아르바이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러한 불만을 형과 만날 때마다 분석하면서 장애인 활동보조인에 대하여 많은 조사를 하였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었는데,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조사는 점점 심각해졌다. 마침 나는 장애인과 관련된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중이어서, 급기야 활동 보조인 교육을 받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만만하지 않는 활동 보조인 교육 신청 과정장애인 활동 보조인 교육은 5일 동안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근무하는 도중에는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일을 하고 나는 주말 동안 계속 누워서 체력을 회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계속 기회를 엿보다가 1년 간 정든 회사를 그만두고, 활동 보조인 교육을 바로 신청하였다. 하도 많은 장애인 시설이 2년 만에 망하고, 웹사이트는 유지보수도 되지 않아서 교육을 신청하는 날짜를 알아내는 것도 정말 많이 힘들었다.
처음 발을 들이 내밀려고 봐도 초심자가 보기에 신뢰할만한 사이트를 찾는 것은 더 힘들었다. 지역에서는 너무 찾기가 힘들었다.
서울시가 최근에 장애인 복지를 강화한다는 뉴스가 있어서 서울시 장애인복지 기관을 중점으로 찾았다. 그래야 겨우 교육 일정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활동 보조인 교육은 신청하고 약 1주일을 기다린 후에 받을 수 있었다. 교육비 10만원을 지불하고, 여의도에 가서 활동보조인 교육을 받으면 된다고 연락이 왔다. 과연 어떤 교육을 받을까 두근거렸다.
20대와 30대 남자는 정말 없었다내가 가장 먼저 파악한 것은 교육생의 나이와 성별이었다. 강의실에 40대 ~ 70대의 여성과 남성들이 대부분이고, 20대로 보이는 남자는 나를 포함하여 2명 밖에 없었다.
그 동안 나름대로 조사를 해왔지만,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아르바이트로 생각하고 신청했어야 할 10대들은 한 명도 없었고, 30 ~ 40대 남자도 정말 없었다.
교육이 시작되었다. 다들 긴장한 가운데, 강사들의 열띤 강의가 이어졌다. 강사는 코디네이터, 장애인 협회장, 장애인 교육 기관, 응급 구조인 등 직업이 다양하였다. 각자의 전문 지식과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강의가 참 많았다.
극도로 부실한 활동 보조인 법률, 난 보호를 받고 있는가?나는 현장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갈등 상황, 장애인의 장애 분포 현황, 장애인 자립의 의미,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보조기구, 장애인과의 명확한 의사소통, 심폐소생술을 배웠고 나날이 장애인에 대한 지식이 늘어났다.
하지만 반대로 활동보조인에 대한 걱정은 늘어가기 시작했다. 단순히 미지의 영역이라서 두려운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두려움이다. 사원이 회사 기획서를 보고 “야 이 기획서 짠 사람 누구야!”라고 말하는 그런 느낌이다.
법률을 배우면서 알게 된 활동보조인은 극도로 법률적으로 약자에 속해있다. 스스로를 보호할 법률이 아주 미흡했다. 내가 볼 때에는 활동보조인은 법률적으로 장애인에 대하여 무한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기에 유한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 사람의 미숙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를 제도적으로 막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동보조인은 그런 것이 없었다. 활동보조인은 일을 시작한지 1시간 만에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감옥에 보낼 수 있는 처지에 있었다.
장애인 자립을 위한 활동 보조인, 나는 자립할 수 있는가?법률적으로도 걱정이 많은데,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 시급은 괜찮은 편이지만 월급으로 볼 때에는 적은 금액이고, 불규칙한 스케줄로 인하여 매년 일정한 금액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바로 알게 되었다.
일당 근로자보다 못한 벌이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활동보조인을 전업으로 삼을 수는 없었다.
내가 10억을 버는 부자라면 할 수는 있겠지만, 돈이 급하고, 가족을 먹여 살리는 입장에서 이 일을 선택할 수 없었다. 혼자서 살기에도 정말 빠듯한 액수였다.
나는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서 이렇게 교육을 받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일을 하기 위해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서 생겨난 활동보조인이 오히려 자기 자신이 자립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만일 스케줄이 꼬이게 되면 활동보조인은 집세조차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많은 기술을 요구하지만, 필요한 교육은 뒷전20 ~ 30대가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 월급도 벌게 되지만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정보와 기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활동 보조인은 요리도 잘해야 하고, 몸도 튼튼해야 하며, 장애인 법률에도 정통해야 하고, 활동 보조 기구를 다루고 보수하는 것에도 능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직업에 따라서 통달해야 하는 능력도 필요한 것이다. 많은 능력을 요구하지만 정작 활동 보조인이 필요한 교육들은 자비를 들여 스스로 배워야 하는 처지이다. 하지만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이런 기술을 어떻게 돈을 들여서 배울 수 있는지 걱정이다.
특히 남자들은 요리를 배울 기회가 가정에서 많지가 않았고, 나이가 많은 경우 기계에 능하지 못하거나 컴퓨터에 능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장애인 활동 보조인이 20대 ~ 30대가 환호하는 직업이 되길군인은 전쟁이 나면 필요하지만, 막상 전쟁이 일어날 때 군인을 양성하면 늦는 것처럼, 장애인 활동보조인을 시급제로만 필요할 때 쓰는 것은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활동보조인 1세대의 헌신 속에서 잘 자라왔지만, 대중적으로 이 직업이 확산이 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그래서 외국에도 수출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자랑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독자 정상택 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