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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은 시각 장애인이었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2-04 16:00:12
최근 모 방송국의 역사드라마인 '대왕세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의 가장 위대한 인물 세종대왕에 대해서 그동안 너무나도 좁은 소견으로만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그저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대왕으로, 이 나라의 태평성대를 이룬 성군이었고 한글을 창제하신 인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또한 세계 유일의 시각장애인 임금이었다.

미국은 이미 제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소아마비 장애인이면서 동시에 뉴딜정책을 통해 그 혹독한 경제대공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세계적 위인으로 내세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훨씬 앞선 500여년 전에 이미 위대한 시각장애인 세종이 있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지난 1997년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였음은 물론이고 언어연구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임을 자랑하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부터도 문자의 합리성과 과학성, 독창성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고 있다. 세종은 시각장애인이었고 동시에 이러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종을 장애를 극복한 세계적인 위인으로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가장 위대한 인물인 세종대왕을 소개할 때 세계 유일의 시각장애인 임금이었다는 사실을 밝힌다면 자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그의 강인한 정신을 더욱 더 빛낼 수 있지 않을까.

세종대왕은 분명 장애인이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선천적인 장애인이 아니라 재위 중에 시각장애를 입은 즉 후천적 시각장애인이었다. 세종대왕은 안질에 걸려 시력이 점점 약해져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세종23년(1440년)에는 눈이 보이지 않아서 정사를 돌볼 수 없다며 세자에게 전위하겠다고 발표하는데 신하들이 울면서 만류했다고 세종실록에 전하고 있다. 그가 시각장애인 이었다는 사실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한 시각장애인 복지정책에서 잘 나타난다. 세종 18년(1435년)에는 시각장애인 지화에게 종3품 벼슬을 주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관청인 명통사에 쌀과 황두(콩)를 주어 시각장애인을 지원한 기록도 있다.

2007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은 210만명이 조금 넘는다. 그리고 이 중 약 89%가 후천적 장애인이다. 또한 우리나라 장애인구 출현률은 약 4.6%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장애인구 출현률은 더욱 높아져 약 10%에서 최대 20%대까지 높은 장애인구 출현률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의 장애인구 출현률이 높은 이유는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장애유형을 보다 세분화해서 분류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장애종류를 과거 10개 장애유형에서 호흡기, 간, 안면, 장루·요루장애, 간질장애 등 내부장애까지 포괄해서 15개 장애유형으로 확대하였고 또한 앞으로는 장애종류를 선진 제(諸) 외국처럼 더욱 세분하여 분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장애인구 출현률이 10%대가 될 날은 멀지 않았고,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장애인구는 약 500만명에 육박할 것이다. 즉, 장애인구가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10% 이상을 차지할거란 말이 그 먼 훗날 얘기도 아니고 가상현실도 아닌 지금 바로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장애인고용 정책을 과거의 복지나 시혜의 시각으로만 접근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고 또한 생산적이지 못하다. 즉, 전체적인 노동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장애인고용을 국가와 기업의 발전을 위한 인적자원 활용의 중요한 대안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장애인고용을 법적의무고용을 다하려는 피동적인 자세에서 과감히 벗어나 인적자원 측면에서 접근하고 다양성관리의 관점에서 경영전략의 한 방편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장애인고용을 통해 탈(脫)소비형 자선 및 생산적 사회공헌으로 기업이미지 상승효과를 누리고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장애인을 복지나 시혜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장애인을 소비자인 동시에 투자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당당하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 전체 구성원의 장애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장애인이 존중받는 사회, 그것이 바로 서고 바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분명 세종대왕을 미국의 플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못지 않은, 그 이상의 세계적인 인물로 만드는데 머뭇거릴 시간이 없을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서울지사 고용촉진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승용 씨가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을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연락을 주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드립니다.

기고/이승용 (lsy0608@kepa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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