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말을 맞아 연꽃으로 유명한 상림공원을 찾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상림공원에는 사람들로 넘쳐흘렀다. 장애인주차장도 만차를 기록하고 있어 조금 멀리 있어도 안전하게 임시주차장에 주차하고, 오랜만에 햇살 가득한 공원을 거닐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 화장실을 찾았다. 공원 입구에 장애인화장실이 있었지만 배가 아픈 게 보통과는 달라 조용한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 사투를 벌여야하는 신호를 느끼고 좀 더 편안한(?) 화장실을 찾고자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함양종합복지관과 박물관 뒤쪽에 함양문화예술회관이 보였다.

휠체어 이용으로 나들이를 많이 다니다보니 본능적으로 종합복지관에는 주말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았고, 장애인화장실도 구비되어 있을 것 같아 그곳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아뿔싸 종합복지관은 주말이라 그런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할 수 없이 바로 옆 건물인 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새로 신축되어진 건물이라 그런지 장애인화장실은 마련돼 있었지만, 이용한 뒤 실망이 컸다.

장애인화장실 안에 청소도구가 즐비해 휠체어의 이동을 가로막았다. 심지어 세면대 위에는 대걸레가 걸쳐 놓아져 있어 손을 씻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더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은 잠금장치가 없었다. 다행히 친구가 있어 장애인화장실 앞에 세워놓고 볼일을 봤지만 장애인은 사람이 아니 양 잠금장치 없는 화장실을 이용하라니 먹먹했다.

급하게 오느라 핸드폰을 차에 두고 가는 바람에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너무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청소도구까지는 참을 수 있었지만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장애인화장실이 말이 되는가?

이게 바로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의 현실인 것 같아 즐거운 나들이가 짜증나는 하루로 변하고 말았다.

*이 글은 에이블뉴스 독자 이현미씨가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