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이라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사람이 고용되었다는 것은 ‘우리사회 전체가 나를 어떻게 보는가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기가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즉, 세계와 자기 자신과의 관계성을 통한 정체성 확립 즉, 존재양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장애인에게 ‘고용’은 더욱 중요한데, 그것은 직업자체를 갖게 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인 다양한 의미를 포함한 ‘세계내 존재’로서의 현존재적 가치구현을 할 수 있게 되어 장애인도 ‘실존적 자아’를 구축하게 되는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렇게도 장애인의 고용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정부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을 합리적으로 잘 활용하지 못해 2015년 현재 (미)고용부담으로 60%이상을 금융기관에 예치해놓고 있으며, 장애인고용지원을 위해 사용해야 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이라 함)의 사업비는 줄이거나 동결시켜 놓고 그들의 인건비만 올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 노동권 공대위가 이 문제에 다소 깊이 들어가 보면, 흔히 우리가 (미)고용부담금이라 부르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은 기획재정부의 전반적인 통제(統制) 하에 고용노동부의 장애인고용과와 공단에서 편성하여 한해의 장애인고용에 관련된 공단의 사업비, 인건비 및 운영비로 사용된다.

우리가 여기에서 알아야 할 점은 처음부터 장애인 의무고용율을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2014년 민간기업이 2.5%였고, 정부는 3%였으나 실제 공공기관 및 국가 그리고 지자체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의 (미)고용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관행화 되고 있다.

2013년 (미)고용부담금 납부규모를 살펴보면, 국가 및 지자체가 167억6200만원(5,26%)이고 공공기관이 59억9600만원(1,88%)이며 민간기업이 2960억1900만원(92,86%)으로서 합께 3187억7700만으로 민간기업이 약 90%이상을 (미)고용부담금으로 내고 있다.

국가 및 지자체 그리고 공공기관은 민간기업이 내고 있는 (미)고용부담금 조차 안 내고 있는 실정이다.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최근에 정부대답(고용노동부 담당 과장)을 들어보니, 2018년에 가서 3,1%로 정부 비율 0.1%올라가면서 다 낼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하다면 차라리 정부는 (미)고용부담금을 시작할 때부터 정직하게 2018년부터 확실히 내겠다고 하였으면 장애인들에게 신뢰감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 지출예산 현황.ⓒ김재익

그리고 위에서 볼 수 있듯이 2015년에는 민간기업에 의무고용율을 0.2%를 올려 2.7%가 되었지만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단은 장애인을 고용시킬 생각이 있는지 정말 의문이 가도록 (미)고용부담금 지출 사용계획서가 현실적으로 이해가 안가도록 짜여있다.

<표-2>에서 (미)고용부담금의 지출예산 현황을 보면, 2014년 금융기관 예치가 2484억5100만원(46,98%)이고 2015년 3942억9100만원(60.37%)로 나타났다. 2015년은 2014년에 비해 (미)고용부담금 증감액이 1242억7600만원이고 금융기관 예치가 1458억4000만원으로 (미)고용부담금 증감액을 봤을 때 작년 장애인고용이 그 전해보다 덜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리고 공단 사업비는 2014년 2089억2800만원(39.50%)이고 2015년 2071억1800만원(31.71%)으로 공단 사업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아주 큰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고용부담금이 늘어났기 때문에 공단 사업비가 늘어나야 장애인고용이 활성화 및 확대될 수가 있는데, 오히려 (미)고용부담금은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공단 사업비는 줄어들게 (미)고용부담금 지출예산을 책정한 것은 공단이 장애인고용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우리 노동권공대위는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현재 장애인계에서 나오고 있는 공단무용론 즉, 공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그 대신 공단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금융기관에 예치자금을 계속적으로 올리고 있으며 공단 인건비와 운영비는 어처구니없게도 489억6300만원이었던 것을 2015년에는 510억900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20억4600만원이 증가하고 있다.

사실 (미)고용부담금으로 공단 운영비와 직원 인건비를 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약 10%를 차지하는 이 돈만 가지고도 중증장애인 고용에 사용한다면 상당한 고용효과를 볼 것으로 생각되며, 게다가 이 공단 운영비와 직원 인건비는 국가예산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도 고용부담금이라는 (미)고용부담금을 여기에 사용한다는 것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을 공단은 계획하고 설계했다.

그리고 2015년의 (미)고용부담금 현황 역시 전년도와 거의 동일한 세입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2015년 (미)고용부담금은 전년대비 124,276백만 원이나 증가한 장애인고용(법정)부담금 수입원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주에게 주는 고용장려금은 141,740백만 원으로 동결시켰고 2,275백만 원이나 감액된 장애인표준사업장 지원예산이 보여주듯이 장애인 고용창출과 증진은 아직도 요원하며 더군다나 사업비(장애인 고용증진)가 1,810백만 원이나 줄어들고 직업능력개발원 예산도 4,925백만원이나 줄어들어 공단이 장애인고용증진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여기에서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솔직히 장애인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노동권공대위는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아서 벌금으로 내는 법정부담금인 (미)고용부담금을, 그리고 그것을 적립하여 형성한‘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을 장애인고용 이외에 다른 곳에 쓰면 절대 안 되고 장애인의 고용창출이나 고용유지에 직접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014년에는 거의 반이나 되는 (미)고용부담금을 그리고 2015년에는 전년대비 58.7%, 금액으로는 1,458억 원이 증액된, 지출원의 60.37%에 해당하는 3,943억 원의 금액을 내년도를 위해 또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예치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장애인 의무고용률의 지속적 상향과 함께 정부가 (미)고용부담금을 계속 법정부담금으로 거두기 위해 장애인의 고용창출이나 유지에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 든다.

2015년 지출항목으로 증액된 145,840백만 원의 예치금 증액분만 생각하더라도 2015년 보건복지부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예산의 약 1/3에 해당되며, 장애인을 한 달에 120만원씩 10,127명의 장애인에게 1년 동안 소득보존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인 것이다.

보통 예치금이 증액될 때는 목적사업이나 재정규모가 큰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위한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상황이나 (미)고용부담금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미)고용부담금 고갈을 위한 대비인지, 도대체 (미)고용부담금은 누구를 위한, 그리고 무엇을 위한 예치인지는 우리 장애인들이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2000년에 일본에 갔을 때 그때 (미)고용부담금이 바닥나 정부예산을 직접 책정해 집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금‘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이 394,291백만원이나 남아나고 있는데 장애인고용에 쓰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글은 굿잡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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