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처음 사용했을 때를 기억한다. 펜을 입에 물고 타자하는 나에게 노트북 키보드는 글을 쓰는 데 집중하게 해주었다. 노트북 키보드는 작고, 키를 깊이 누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이 키보드는 내 목의 움직임을 줄여주었다.

노트북 터치패드도 컴퓨터 마우스보다 사용하기 편했다. 터치패드는 몸에 강직이 있는 나에게 마우스를 사용하는 데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해결해주었다. 터치패드는 마우스와 달리 컴퓨터에 연결된 선의 길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턱으로 잡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었다.

노트북을 사용하다가 일반 컴퓨터를 사용하니까 많은 움직임이 필요했다. 그만큼 사용하기 불편했다. 그리고 많은 글을 쓰기에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최근에는 계단이 있는 버스보다 저상버스를 이용한다. 계단이 없는 버스에 오르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간식을 먹을 때는 밀폐 용기를 사용한다. 미리 구매한 간식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입으로 열기 쉬운 용기에 보관한다. 용기를 사용하니까 간식을 먹는 일이 쉬워진다. 꺼내기 어려운 곳에 있는 간식을 꺼낼 필요도 없다.

앞의 예들은 공통점이 있다. 환경을 바꿈으로 몸의 움직임을 줄여주고 일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일상의 경험이 나와 잘 맞물리는지 아닌지 고민했기 때문이다. 일상의 경험을 깊이 고민한다면 때로는 쉽게 일상을 개선할 수 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것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함께 자주 언급된다. 사용자 경험은 일상으로 확장할 수 있고 장애인을 쉽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일의 과정을 축소하거나 방법을 쉽게 만듦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경험은 감정 해방과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힘으로 자기 생각과 몸을 능동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타인의 도움을 줄일 수 있고 때로는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은 더 많은 감정을 해방할 수 있다.

이런 예가 있다. 지하철의 휠체어 리프트는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비해 많은 것을 낭비한다. 타고 내려가는 길이와 시간이 낭비되고 타기 전까지의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는 이렇지 않다.

사용자 경험을 고민하려면 과정이 필요하다. 일단 자신의 일상을 자세히 관찰한다. 살펴본 일상을 기록하고 모은다. 비효율적이었던 부분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방법과 필요한 것을 고민한다. 마지막으로 고민한 것을 실제로 행동하고 불완전한 부분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사용자 경험은 중요하다. 장애인 사용자 경험에 기초한 아이디어가 더 많이 발견되었으면 좋겠다. 일상에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이글은 김준호님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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