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의 장애인화장실(장향숙 전의원 페이스북 캡처). ⓒ강민

얼마 전, 장향숙 전 국회의원은 세종문화회관의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곧바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고 그 화장실 내부 사진을 찍어야 했다.

배치가 잘못된 세면대와 변기 또한 변기와 세면대 사이의 그 좁은 틈조차 가로막은 안전 손잡이.

이후 장향숙 전 의원은 세종문화회관 측에 바로 문제를 제기하였고 세종문화회관 측에서는 시정을 약속하였다.

이 문제를 바라보며 내 지난번 기고 ‘여성 장애인 문 열고 용변처리’의 처리 결과에 허탈해 했던 일이 떠올랐다. 코레일 오영식 사장과 ‘고객과의 대화’에서 난 영등포역 여성장애인 화장실의 출입문 스위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리고는 반드시 시설처 직원들이 휠체어를 이용하여 영등포역 화장실에 들어가 보고 스위치의 위치를 재조정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한 조치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전등 스위치 있던 자리에 출입문 스위치를, 그리고 전등 스위치는 더 안쪽으로 밀어 넣은 것, 그리고 이마저도 안전 손잡이로 인해 전등을 이용하기 힘든, 다시 말해 저신장 혹은 중증 뇌병변 등의 장애인들은 암흑 속에서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영등포역 여성장애인화장실(사진 좌), 남성장애인화장실(사진 우). ⓒ강민

반면 남성화장실은? 애당초 안전바와 출입문 스위치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 상태다. 앞선 세종문화회관의 사례나 영등포역 사례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장애인 이용시설 설계와 시공과정에 당사자, 특히 중증장애인이 포함되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함이 맞음에도 당사자가 의견청취가 없다 보니 이런 오류가 빚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또한 각각의 시설 배치의 기준이 없다 보니, 막상 완공시에는 장애인이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 시설이 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세종문화회관 측과 코레일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문제를 제기 한 당사자들은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 등에 맞는 공사가 진행될 때도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당사자, 특히 중증장애인의 의견수렴이 선행되어 그 의견을 바탕으로 설계, 시공, 시설물 배치가 이루어진다면 문제가 발생하여 재시공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그 이용 목적에 맞게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이용시설이 되리라 생각된다. 특히 역이나 터미널 극장, 공연장, 관공서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말이다.

*정의당 장애평등강사 강민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