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으로, Yes I Can' 5기 참여자 문경화씨의 환영식.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평범한 일상의 퇴근 후, 갑자기 찾아온 “혈관 이형증”이라는 질병으로 흉수 1번이 손상되어 척수장애인이 되었다. 이후 내 삶은 모든 걸 읽어버린 듯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더 문제인건 아무것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병원에서의 일상이 계속되던 내게 일상홈 참여를 권한 건 재활병원의 물리치료사였다. 난 용기를 내어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에 전화 상담을 했다. 퇴원 일정은 잡혀있는데 트랜스퍼조차 못하는 내게 일상홈 프로그램은 어쩌면 날 살려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해주었다.

일상홈에서 참 고맙고 감사한 분들을 많이 만났다.

차량트랜스퍼 훈련중인 문경화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일상홈에서 식사 준비중인 문경화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직업연계를 위한 상담을 받고 있는 문경화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화장실 트랜스퍼도 제대로 못했던 내가 하루에 변기통을 열 번도 넘게 옮겨 다니고, 영화관에 가서도 휠체어가 아닌 관람석에 옮겨 앉아 영화를 보게 되었으며, KTX를 타도 휠체어가 아닌 좌석으로 옮겨 앉아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식사준비는 물론 장보는 방법에서부터 욕실 사용법까지 하나하나 살아가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장애를 입고 난 후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던 내게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삶도 있다는 걸 알았고 도전해 보리라는 용기도 생겨났다.

내 남은 삶을 더 열심히 채워하려 한다. 예전보다 조금 더 움직이고, 조금 더 노력해서 비록 움직임은 불편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나를 이만큼이나 살게 해주신 많은 분 들게 보여드리려 한다.

그리고 예전의 나와 같이 자신을 받아드리는 것이 쉽지 않은 중도장애인이 있다면 조금만 용기를 내어 일상홈의 문을 두드려 보길 바란다. 본인만의 세상에서 혼자 벗어날 수 없다면, 그래서 누군가가 세상으로 끄집어 내주길 바란다면 그 시작은 자신의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리고 싶다.

나는 이제, 조금은 수다스러워질 거다.

'일상의 삶으로, Yes I Can' 5기 참여자 문경화씨의 수료식.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 글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일상의 삶으로, Yes I Can(일상홈)’ 5기 참여자 문경화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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