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장애인광역이동권투쟁연대는 지난 2일 전북도청에서 전북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강민호

지난 2일은 전북장애인들이 전북도에 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 촉구 투쟁에 나선지 131일째이며, 전북도청과 익산시청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지 100회를 맞은 날이다.

이날 전북도청 로비에서는 전북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촉구 기자회견 및 도청과 면담이 있었다.

가칭 전북장애인광역이동권투쟁연대의 제정위원을 맡고 있는 정윤상 활동가가 사회를 본 기자회견에서 전북장애인들은 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없는 전북도에 대해 성토했다.

늦더위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9월 28일 전북장애인들은 가칭 전북장애인광역이동권투쟁연대를 만들고, 전북도청과 익산시청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대한 업무하는데 피해를 덜 주기 위해 점심시간에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전북의 14개 시군 마다 제각각인 장애인콜택시 운영시간, 요금체계를 통합하여 관리 할 수 있는 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를 위한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이후 3개월이 지났다. 계절도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고 조금 있으면 봄이 된다. 특히 이번 겨울은 이례적으로 전주가 영하 14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이었다. 이런 매서운 겨울날씨에도 전북장애인들은 주 5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익산시청과 전북도청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갔다.

전북장애인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북도에서는 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없었다. 단지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도내 14개 단체에게 지원하는 자금만 늘려 주었다.

전북도청의 이런 처사에 전북장애인들은 1인 시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전라북도에 장애인광역이도센터가 설치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투쟁의지를 다졌다.

투쟁발언에 나선 강헌석 전북중증장애인지역자립생활지원센터 소장은 “전북에 전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내장산과 광한루와 같은 유명한 관광지들이 많다. 이러한 관광지들을 전라북도에 사는 장애인들은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어 갈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전주이지콜을 이용해서 남원에 다녀왔던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전라북도에 장애인광역이동센터가 설치되어 도내 장애인들이 전라북도 어느 곳이든지 원하는 때 이동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북작은자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활동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고향인 고창에 가보지 못했다”고 하면서 “도내 장애인광역이동센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아들의 의무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사회를 맡았던 정윤상 활동가도 “장애인들이 단순히 놀러갔기 위해서만 장애인광역이동센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구직활동과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도 장애인광역이동센터가 설치해야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장애인들도 똑 같은 시민이고 전라북도 도민”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집회가 마무리 된 후 가칭 전북장애인광역이동권투쟁연대 집행부와 전북도청 관계자와의 면담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전북도청은 올해 14개 시군의 장애인콜택시들의 요금과 운영방식 등을 통일시키고, 내후년에야 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를 위한 인프라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장애인광역이동센터를 설치하는데 들어가는 16억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제일 문제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복권기금과 추경예산안을 통한 예산 마련과 전북도에서 운영비를 지원하는 전북의 경우 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를 위한 인프라 작업을 앞당길 수 있다고 집행부에서 주장했다.

집행부 일원으로 면담에 참여, 전북도청의 답변을 들으면서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장애인콜택시에 대한 국토부의 법령이 없고 시군들의 조례에 따라서 운행한다는 것과 예산 문제로 장애인광역이동센터 설치를 위한 인프라 작업도 내후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고통 받는 지역 장애인들의 요구를 외면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