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벨경제학상은 행동경제학자인 미국 시카고대학의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 교수가 수상하였다.

행동경제학자라니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넛지’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라고 하면 보통 사람에게도 친숙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탈러 교수는 이 책에서 인간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넛지(Nudge)라는 기법을 제안한다.

넛지(Nudge)란 말은 원래 남의 옆구리를 가볍게 쿡 찌른다는 의미인데 가벼운 개입으로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사람들의 선택과 변화를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이해될 수 있다. 거창하고 강압적인 지시보다는 부드러운 작은 변화가 성과와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보통 혁신(革新)은 무언가 거창한 것,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곤 한다. 혁(革)이라는 한자의 의미가 물과 불에 단련된 가죽 껍질을 의미하는 것이니, 어원대로 이해하면 혁신이란 누군가의 말대로 가죽을 벗기는 고통 없이는 달성할 수 없는 거창한 것이 되어 버린다. 누군가의 힘에 의해 조직을 통·폐합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일이 우리에게 익숙한 혁신의 모습이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청와대에 사회혁신수석실을 신설하는 등 ‘열린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효율성과 기능개선을 내세우는 익숙한 혁신활동과 다른 ‘열린혁신’의 특징은 ‘사회혁신’을 강조하는 데 있다.

‘사회혁신’은 무엇인가?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사회문제를 시민 스스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여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기존 정부와 시민사회가 분리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행정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관점이다. 즉,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인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고 고도화 될수록 많은 의견과 입장 차이로 각종 규제나 제약이 생겨나며 갈등이 발생한다.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시민이 제시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선진국의 혁신 방향은 조직 하드웨어를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단계를 넘어서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 ‘사회혁신과 시민참여실’을 설치하였으며, 프랑스, 캐나다 등 여러 선진국에서도 ‘사회혁신’의 추진이 활발하다.

장애인의 삶, 특히 장애인 고용도 사회혁신이 필요한 분야다. 장애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장애인 고용의 주요 현안들이 장애인에 의해 직접 제기되어야 하고, 장애인 스스로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사회혁신’은 장애인 고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지난 11월 1일 ‘KEAD 열린혁신 비전’을 선포하고, 정부방침에 맞추어 ‘열린혁신’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앞으로 장애인 고용의 난제들을 장애인, 시민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장애인 고용 분야의 문제가 시민과 장애인의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로 일상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소통과 참여의 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나갈 예정이다.

장애인고용의 어려운 문제해결을 위한 반짝이는 수많은 ‘넛지’(Nudge)가 시민과 장애인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혁신기획부 유한홍 과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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