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가 없어서 원거리 통학을 하는 장애인들의 통학 고통 해소를 목적으로 서울 강서구의 폐교에 가칭 서진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예산안이 2016년 12월에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했고, 서울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의결을 받았음에도 공사를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서울시교육감의 직무유기다.

이와 관련된 보도에 의하면 지역 국회의원이 국립한방의료원을 설립하기 위해 특수학교 건립을 방해하고, 지역주민들은 특수학교 설립으로 인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와 함께 지역에 장애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지역주민 자녀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불안감에 인근 지역주민들은 학교 설립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 특수학교 학생들은 학교버스로 등하교를 하기 때문에 혼자 다니는 일도 없고, 지금까지 특수학교 설립으로 인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있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학교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오는 부모들이 늘어나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 온 것이 많은 특수학교 설립 지역에서 증명됐다.

국회의원은 지역주민들의 표를 의식해서 국립한방병원을 유치하려고 하는데, 학교 부지에 한방병원이 가당키나 한가? 장애인과 가족들의 표를 무시하고 지역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국회의원의 오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며, 장애인과 가족들은 강서구 주민이 아닌가?

국회의원과 지역주민들의 특수학교 건립을 방해하는 것은 범법행위다. 지역주민들이 반대한다고 특수학교 건립을 하지마라는 법적 근거가 어디 있는가?

필자는 1997년 10월에 강남구 소재 경기고등학교 부지에 건립 예정이었던 정애학교 건립공사를 방해하기 위해 학교 부지와 주변에 천막을 치고, 아르바이트 학생까지 고용해 공사를 방해하던 주민들을 퇴치하기 위해 장애인 부모 1000여명을 동원해서 공사장 10m 앞에서 진입하지 못한 공사 장비를 현장에 투입하고, 주민들과 혈투를 벌여서 공사를 한 장본인으로, 지금의 서울시교육청의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

국회의원과 지역주민이 반대를 하든 말든 공사를 강행하면 그만이다. 국회의원과 지역주민들이 특수학교 건립 공사를 반대할 권한이나 권리는 없다. 그리고 서울시교육감은 그들의 눈치를 볼 하등의 이유도 없거니와 장애인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은 모든 것에 우선해 특수학교 건립에 교육청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강서구의 장애인들은 새벽에 일어나서 부천시와 경계지점인 구로구 궁동에 있는 특수학교에 통학하면서 매일 학교버스로도 두세 시간씩 통학의 고통을 감당하고 있다.

서울시교육감과 국회의원, 지역주민들에게 묻겠다. 당신의 자녀들이 학교가 없어서 타구에 있는 학교에 매일 두세 시간씩 통학을 한다면 어떻게 할 텐가? 아마 교육청이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당신들의 자녀들은 초등학생은 대부분 집에서 도보로 10여 분 내외의 학교에 다니고 있고, 중고교생들도 그리 멀지않은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은가?

생각을 바꿔라! 장애인들은 혐오의 대상도 아니고 여러분의 이웃이다. 돌발행동으로 당신 자녀들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는다. 불안하지도 않다. 비장애인들처럼 부정도, 비리도 저지를 줄 모르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도 않고, 법이 없어도 살아가는 모범 국민이고 천사다.

특수학교로 인해 절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여러분의 재산 가치도 상승한다. 어디든 특수학교 건립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곳이 있다면 증거를 제시해 보라.

서울시교육청은 국회의원과 주민들의 눈치만 보지 말고 즉각 특수학교 건립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장애인 부모들을 방패로 공사를 시행하고, 부모들은 지역주민들의 방해 행동에 대항해 교육청과 시공 회사의 방패가 돼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이 학교가 첫 삽을 뜰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1990년대 후반에 특수학교 부족으로 인한 통학의 고통을 덜어주고, 교육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서울시내에 6개 특수학교 설립을 계획했으나 곳곳에서 정보를 입수한 지역의 구·시의원들의 선동으로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에 서울시교육청에는 특수교육담당 장학관과 장학사 단 두분밖에 없었지만, 관리국장과 세 분이 개인의 일보다 더 적극적으로 발로 뛰면서, 구·시의원과 주민들에게 멱살을 잡히면서까지 부모들과 협조하여 6개 특수학교 건립을 완료했었다.

지금은 특수교육담당 공무원들이 당시보다 훨씬 많으면서 특수학교 하나 건립하지 못하고 몇 년을 허송세월하는 게 말이 되는가? 서울시교육청은 무조건 서진학교 공사를 즉각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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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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