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부터 대한민국이 아주 떠들썩하다. 작년부터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어느 새 ‘금수저’, ‘흙수저’는 계급(?)을 지칭하는 명사형으로 사용되는 수준이다.

언론은 이렇게 떠들지만 그래도 아직 사람을 살리는 구급차를 위해 모세의 기적을 보여주는 시민들의 양심이 있고, 자신을 희생하고서도 화재가 난 건물 속 이웃을 깨우기 위해 불길로 들어가고, 터널 안에서 유치원버스가 전복되자 안에 타 있는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 버스 유리창을 부수고 어린이들을 구해내는 평범함 이웃들이 있기에 그래도 아직은 대한민국은 살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의 잘난 부모의 전형을 보여주는 한 여인으로 인해 나는 나의 자식에게 어떤 부모인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언론에 의하면 그녀는 공부 안해도 명문대학 갈 수 있게 규정을 개정해주고, 10억원을 호가하는 말도 사주고, 독일에서 승마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별장도 사주었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모라 그래도 공부가 우리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식에게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부모는 누구나 자식을 사랑한다. 나도 그렇고, 최○○씨도 그랬을 거다. 그러나 자식을 사랑한다면 사랑의 느낌만큼 올바르게 키워야하지 않을까?

최○○의 딸이 SNS에 올렸다는 그 말..

“돈도 실력이야.”,“능력없으면 부모를 원망해”

철없는 학생의 투정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다.

내가 만나는 사람 중에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가 많다. 늘 그들에게 자식의 장애가 부모의 탓은 아니니 부모스스로를 책망하지 말라고 말해온다. 그들은 장애자녀를 위해 누구보다 아픔을 극복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며 이웃과 함께 살고자 스스로 학자가 되기도 하고 투사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상류층의 한 인사의 딸이 말한 “능력없으면 부모를 원망해”라는 말은 역으로 나에게는 “나의 장애도 부모의 탓이니 부모를 원망해”라는 뜻으로 들리는 씁쓸함을 감출 수 가 없다.

장애가 부모의 탓은 아니지만 자녀의 인성은 부모의 탓이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나는 매일 장애인의 얼굴을 마주보고 그들과 대화를 한다. 내가 보는 그들은 누구보다도 평범하다. 그들은 평범하기를 너무도 간절하게 원하는 아름다운 이들이다. 그들이 특별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그들에게 특별함은 차별과 같은 의미로 다가올 지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도 특별하게 대우하지도 않고 차별하지도 않는 장애인이 바라는 평범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그들은 거부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부산직업능력개발원 공성경 직업지원처장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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