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이 오는 10월 22일부터 23일까지 ‘2015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10회째 열리는 행사다.

그간 보조공학기기라는 용어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비장애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낯설다. 하지만 보조공학기기는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장애인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필자는 공단에서 사람들이 보조공학기기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보조공학기기 이동 전시 업무를 맡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보조공학기기에 대해 막연히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지능형 로봇, 첨단기계 등을 떠올리곤 한다.

물론 최첨단 기기들도 있지만, 수요가 높고 필수적인 보조공학기기는 단순하면서도 사용하기 쉬운 기기들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보조공학기기 전시를 관람한 방문객들이 실망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그러나 단순한 보조공학기기라도 장애인들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자형 씨는 뇌병변 2급 장애인으로 혼자 이동이 어려웠고, 양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었다.

외부활동을 할 때면 직원이 항상 동행해야 했고, 컴퓨터로 문서 작업을 할 때도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이 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이동을 도와주고 업무에 효율성을 주는 보조공학기기다.

우선 공단에서는 이 씨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발로 핸들 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족동장치(차량용 보조공학기기)를 설치하여 운전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맞춤 보조공학기기인 발 작업용 높낮이테이블과 의자를 지원하여 높이를 맞추고, 발 마우스를 이용해 혼자서도 문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왔다.

이 씨는 보조공학기기를 활용해 직접 운전이 가능해져 업무 영역도 확대되었고, 외부 출장강의도 한결 쉬워졌다. 이제는 혼자 문서작업을 할 수 있어 다른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줄일 수 있고, 자립을 실현하게 되어 직장생활이 더욱 즐겁고 행복해졌다고 한다.

이처럼 보조공학기기는 장애인의 직업생활에 도움을 주고, 고용 유지에 효과가 있는, 장애인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아쉬운 것은 아직도 보조공학기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장애인의 삶에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리고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생활하며 취업의 꿈마저 포기하는 장애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단에서는 상시로 이동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보조공학기기 박람회도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이라는 슬로건 아래 10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15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내외 42개 관련 업체가 참여하여 최첨단 보조공학기기를 선보인다.

이동 및 보관이 용이한 ‘휴대용 전동스쿠터’, 전동휠체어도 편리하게 수납하는 ‘특수차량리프트’, 눈의 움직임으로 PC 컨트롤이 가능한 ‘특수마우스’등 최첨단의 다양한 보조공학기기들이 전시되고, 사무 및 작업용 보조공학기기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자동차 개조, 차량용 보조공학기기 업체도 참가해 보조공학기기에 관한 정보를 폭넓게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보조공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세계 최초로 시각 장애인용 자동차를 개발한 로봇공학자 데니스홍 UCLA 교수의 초청 강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장애인 뿐 만 아니라 일반관람객들도 보조공학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번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장애인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근로지원부 대리 박종필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기고를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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